그러나 일부 우발채무 해결 난망…고질적인 낮은 영업이익률도 문제
(서울=포커스뉴스) 대한전선이 새로운 주인을 맞으면서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우발채무를 줄여가고 있으나, 과거의 영화를 되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부 우발채무의 경우 해소하기 쉽지 않은데다 전선업 특유의 낮은 영업이익률도 걸림돌로 꼽힌다.
2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빠르게 정상을 찾는 모습이다. 우선 지난해 사모투자펀드(PEF)인 IMM PE와 채권단을 대상으로 38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IMM PE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니케(NIKE)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으면서 우발채무 정리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말 덩치가 컸던 남부터미널 부지 매각을 완료하고 파인스톤리조트의 우발채무도 일부 줄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1800억원대 정도다. 한 때 2조원에 달했던 규모가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또, 독산복합시설개발 부지(독산PFV : 이자지급 보증)도 오는 4월에서 5월 정도에 개인 사업자에 매각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고 안양공장 부지 개발을 위해 설립한 ‘ALD제1차PFV㈜’에 대한 우발채무(공사비 지급보증)도 올 하반기 평촌스마트스퀘어가 완공되면 해소될 전망이다. 추가로 500억원에서 600억원 정도가 줄어드는 셈이다.
우발채무 감축에 따라 외부로 빠져나가는 이자 비용 등이 줄면서 당기순손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88억원에 달해 2014년 3분기 누적 1200억원을 넘었던 당기순손실에서 극적인 반전을 보였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도 150억원에서 227억원으로 늘어났다.
대한전선은 올해도 신사업 역량을 늘리기 위해 티이씨앤코를 합병키로 결정한 바 있다. 과거 문어발식 인수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오너가(家)와 결별한 대한전선이 빠르게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대한전선이 과거의 우량 재무구조와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는 업체로 거듭나려면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파인스톤리조트에 대한 우발채무를 해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전선은 수년 전부터 충남 당진에 파인스톤리조트가 운영하는 파인스톤CC를 매각하려고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도권 외 골프장 매각이 그렇듯 주인을 찾기 어려운데다 이미 파인스톤리조트의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대한전선은 파인스톤리조트에 분양권 반환지급보증과 대여금 원리금 지급 보증 등으로 약 800억원에서 900억원 정도를 우발채무로 안고 있다. ALD제1차PFV와 독산PFV를 제외하면 우발채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와 함께 낮은 영업이익률도 문제다. 오래 전부터 전선업의 영업이익률은 2~3%에 불과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도 5%를 넘기기 어렵다. 심지어 1% 내외에 그칠 때도 있었다. 건설업 경기에 영향을 받는데다 국내외 경쟁심화로 이익률이 박하다. 우발채무 감축으로 이자 부담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영업현금창출력으로는 재무개선과 투자를 병행하기 쉽지 않다.
전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전선업체들이 초고압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으나 수주 경쟁을 하다보면 저부가가치 상품으로 바뀐다"며 "과거 대한전선이 M&A에 집중한 것도 이러한 성장의 한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업계의 한 관계자도 "우발채무도 상전벽해라고 할 만큼 많이 줄었지만 남아있는 부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영업환경을 볼 때 대한전선이 우량 업체로 탈바꿈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대한전선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자료출처=네이버>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