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금감원 조사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서울=포커스뉴스) 이동통신시장 재편을 놓고 재계에서 SK그룹과 LG그룹이 콘텐츠시장을 놓고 사활을 건 전쟁에 돌입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SK텔레콤의CJ헬로비전 인수가 독과점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권 부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지시로 통신시장에서의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LG디스플레이에서 지난해 LG유플러스로 이동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SK그룹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것도 구 회장의 미래먹거리 창출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SK그룹이 인수하는 CJ헬로비전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크게 데이터시장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향후 통신시장에서의 먹거리를 데이터를 활용한 IoT 홈서비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IoT의 핵심에는 모바일 데이터시장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음성통화와 문자서비스에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데이터시장에 더 많이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시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들은 모바일과 동영상에 집중한 콘텐츠를 크게 늘려왔다.
SK텔레콤이 주목한 것도 이점 때문이다. 높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통신 사용자들에게 사용토록 해 보다 많은 수익을 가져오겠다는 게 SK텔레콤의 계획인 셈이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받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점에 착안해 콘텐츠 시장 강화에 나선 것이라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지난해부터 사용자들의 데이터 사용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콘텐츠를 다양하게 늘려왔다.
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은 49.6%의 독점적인 점유율을 유지해 왔고 CJ헬로비전을 인수를 통해 점유율은 51.1%로 높아지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J헬로비전은 CJ그룹의 로열티를 바탕으로 알뜰폰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왔다.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에 인수되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SK그룹과 CJ그룹의 시너지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가 사전예방 차원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태원vs구본무 회장, 신에너지 시장 놓고 경쟁 심화
미래먹거리를 놓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기도 하다. 통신시장에서 경쟁을 펼쳐온 SK와 LG그룹은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도 사활을 건 전쟁을 펼치고 있다.
SK와 LG는 국내 현대기아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며 신에너지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양사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이후 SK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출소 이후 글로벌 현장은 물론 국내 사업장을 돌며 경영복귀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CEO세미나와 올 초 신년회에서 일상적 수준의 변화와 혁신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패기를 앞세운 파괴적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에너지·화학, ICT, 반도체 등 주력 사업분야에 총력을 주문하고 나섰다.
구본부 회장은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해 “일부 미래 사업에서 가능성을 보았지만 시장을 확실하게 선도하는 사업은 많지 않았고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절실히 원하는 시장선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자동차 부품과 신에너지 분야처럼 성장의 가능성을 봤다면 자원을 집중해 과감히 치고 나가 남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해야 어떤 시장과 경쟁 상황에서도 지속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과 상품, 가격의 차별화를 가능케 하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금감원 조사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재계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혼외자 고백’ 파문에 따라 계열사의 부동산 거래의혹을 집중 조사하면서 CJ헬로비전 인수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최태원 회장의 내연녀 김모(41)씨의 부동산 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민간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이 18일 최 회장과 김씨를 외국환관리법 위반, 조세포탈,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질 위기에 놓였다.
재계와 SK그룹 관계자들은 숨죽이며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자칫 최 회장의 고백으로 인해 CJ헬로비전 인수가 공염불에 그칠 수도 있다”며 “KT와 LG유플러스의 반대로 기업결합에 정부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최 회장 고백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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