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김종인, 전두환 정권 국보위 참여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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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
(서울=포커스뉴스) "어느 나라든 그 나라를 세운 국부는 어떻게 하든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국부(國父)'라고 칭하며 이같이 말한 한상진 국민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이를 비판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 간에 사상논쟁, 이념투쟁이 뜨겁다.
경제민주화를 필생의 화두로 삼아온 중도진보 정치인인 김종인 위원장과 국내 대표적인 중도·온건파 사회학자에서 정치에 이제 막 입문한 한상진 위원장.
평생 서로 부딪힐 일이 없었던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다툼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은 각각 문재인 더민주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외부영입 인사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1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데 이어 14일 국립 4·19민주묘지 참배한 한 위원장에게 '좌우 넘나드는 곳을 방문하는 의미'를 물어본 한 기자의 질문이었다.
이 전 대통령과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3·15 부정선거 및 독재에 반발하다 희생된 4·19 민주열사의 묘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이 모순되지 않느냐는 것.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모순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제도를 도입하신 분"이라며 "그때 만들어진 뿌려진 씨앗과 잠재력이 성장해서 드디어 4·19학생 혁명으로 터지는 것을 우리가 목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의 독재와 부정선거 등 과오를 희석할 수 있는 한 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곧 설왕설래가 오갔다.
논란이 불거지자 17일 한 위원장은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날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당 기획조정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4·19 유가족과 관계자의 마음을 불편하게하고 폐를 끼쳤다"며 "사회 통합의 관점에서 저의 진의를 너그럽게 이해해주길 간청한다"고 말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부정선거를 저지른 이 전 대통령의 과오, 그 책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국부라는 호칭을 사용할 때 국민들의 높은 도덕적 기준을 만족시키기엔 (이 전 대통령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의 '이승만 국부론'을 정면 비판하며 논란을 확산시켰다.
김 선대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이 한편으로 보면 국부라고 칭해질 수 있지만, 진짜 국부가 될 수 있는 좋은 결과를 스스로 망가뜨렸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부라는 호칭을 붙일 수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김 선대위원장의 인터뷰 바로 다음 날인 18일 전두환 정권에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국보위)에 참여한 전력이 있는 김 선대위원장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국민의당 확대기조회의에서 "가장 많은 정권에 참여한 기록을 갖고 있는 김 선대위원장께서 이승만 국부론을 비판하셨으니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국보위)에 참여한 분으로서 다른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요청한다"고 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역대 다양한 정권에 참여해왔다.
그 시작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1980년 신군부 국보위에 참여하면서다.
김 선대위원장은 전두환 정권에서 민정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노태우 정권 때는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민자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이후 김대중 정권 시절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기였던 2008년에는 헌법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지냈다.
그는 이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경제 공약인 '경제민주화'를 기획한 장본인이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 있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위상 정립은 국민의당에 중요한 과제"라며 "김 선대위원장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앞으로 그의 과거 정권 이력에 대한 해명, 나아가 한 위원장을 향해 어떤 반격을 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왼쪽)과 한상진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오른쪽) <사진출처=포커스뉴스 DB>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 브리핑룸에서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6.01.13 김흥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든 김종인 전 의원을 조기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구 새정치민주연합 워크숍에서 강연하는 김종인 전 의원.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2016.01.14 포커스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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