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지성" 故신영복 교수…조문객들 '애도' 물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1-17 17: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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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4시 기준 총 5500여명 빈소 방문…이날 오후 마지막 추도예배

문재인 더민주 당대표 빈소 방문 "선생님의 공존·연대정신 이어야"

영결식 18일 오전 11시 이후, 고인은 벽제승화원으로 이동
△ 5천500여명 시민들 "시대의 지성" 故신영복 교수 '애도'

(서울=포커스뉴스) 17일 오후 4시쯤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 앞.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빈소를 방문한 조문객들은 긴 줄을 만들어냈다.

17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이날 하루에만 2000여명 조문객들이 고 신 교수의 빈소를 찾았다.

16일 오후 10시 기준 3500여명이 빈소를 방문해 모두 5500여명에 이르는 조문객이 고 신 교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16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노회찬 전 의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이 빈소가 마련되자마자 일찍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성공회대 새천년관 지하식당 옆 조그맣게 마련된 '고 우이(牛耳) 신영복 추모작품 전시관'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시관을 내려가는 계단 옆에는 고 신 교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남긴 엽서가 빼곡했다.


추모작품 전시관에는 '처음처럼', '함께 맞는 비' 등 고인이 살아생전 남긴 작품 20여점이 전시됐다.

추모작품 전시관을 찾은 조문객들은 고 신 교수가 살아 생전 남긴 작품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추모전시실 입구 밖에서 '신영복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를 적던 원창희(31)씨는 "신영복 선생님이 쓴 작품을 거의 빼놓지 않고 읽었을 정도로 나에게 길잡이가 되셨던 분"이라며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시게 돼서 허망하다"고 털어놨다.


이날 오후 3시쯤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빠져나왔다.

문 대표는 "신영복 선생님은 성공회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역사의 스승이자 시대의 지성으로 다가온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영복 선생님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고등학교 선배로 꽤 오래전부터 봬왔고 저에게 글씨도 많이 주셨다"며 "노 전 대통령에게는 '우공이산'이라는 글씨를 주셨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자신을 지킬 때는 가을서리처럼 매섭게 하라는 뜻의 '춘풍추상' 글씨를 주셨다"고 고인과 인연을 회상했다.

또 "우리 당에는 '더불어'라는 당명을 남겨주고 떠나셨다"며 "신영복 선생님의 공존과 연대의 정신을 우리가 잘 간직하고 실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박보름(27·여)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학생은 "지난해 만해문예대상 시상식에서 신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박씨는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당시 시상식에서 뵀던 선생님은 다행히도 안색이 좋아보이셨다"며 "선생님은 나에게 '바쁘고 정신 없을 테지만 박 선생님을 꼭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며 악수를 건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성공회대 피츠버그홀 근처 느티나무 앞에서 만난 백원담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이 느티나무 앞에서 우리 교직원들이 모이곤 했다. 이 느티나무는 교수님이 계신 6층 방에서 바로 내려다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선생님께 한국의 루쉰이라고 했는데 루쉰의 시에 보면 대추나무가 잎을 떨구고 하늘과 맞선다는 표현이 있다"며 "느티나무를 보니 '하늘을 가지로 찌르며 봄이 와야 한다는 것을 잊지마라'라며 선생님이 그 뜻을 하늘에 전달하고 계신 것 같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날 오후 7시 성공회대 대학성당에서는 마지막 추도예배가 진행된다.

고 신 교수의 영결식은 18일 오전 11시 성공회대 대학성당에서 진행된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영결식 사회를 보고 가수 정태춘씨가 추모곡을 부른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조사를 낭독하고 진영종 성공회대 교수회의장, 윤미연 서울여대 초빙교수, 고민정 KBS 아나운서, 탁현민 공연연출가 등이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다.

고인의 빈소는 18일 오전 11시까지 성공회대 대학성당에 마련된다.

유족들의 뜻에 따라 고 신 교수의 빈소, 추도예배, 영결식 등은 내부 촬영이 불가능하다.

고 신 교수는 18일 오전 11시 발인 이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벽제승화원으로 이동한다.

한편 고 신 교수는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복역한지 20년 20일 만인 1988년 8월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했고 2006년 정년퇴임 후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이 남긴 저서로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신영복의 엽서',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청구회 추억', '처음처럼', 'For the First Time', '느티아래 강의실(공저)', '신영복-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 '변방을 찾아서', '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등이 있다.

역서로는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공역)' 등이 있다.

고인은 2008년 '제3회 임창순상', 2015년 '제19회 만해문예대상' 등을 수상했다.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마련된 고(故) 신영복 교수의 빈소 내부. <사진제공=성공회대학교>17일 '고 우이(牛耳) 신영복 추모작품 전시관'으로 내려가는 성공회대 새천년관 복도 벽에는 추모객들이 남겨놓은 메모가 가득했다. 최수진 기자 choisj@focus.co.kr'고 우이(牛耳) 신영복 추모작품 전시관' 내부 모습. 최수진 기자 choisj@focus.co.kr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당대표는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대학성당에 마련된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빈소를 방문했다. <사진제공=성공회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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