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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트렁크 살인사건’의 김일곤(49)에게 피해자 유가족이 “반성의 기미도 없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등 너무 당당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하현국) 심리로 15일 오후 3시 30분쯤에 열린 4차 공판에서 대형마트에서 주모(사망·여)씨를 납치·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한 혐의(강도살인·특수강도 등)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주씨의 동생(36·여)이 “어떤 이유든 억울하다고 사람을 그렇게 할(죽일) 순 없다”며 김씨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날 재판부는 재판장 방청석에 앉아있던 주씨의 동생에게 “재판이 있을 때마다 방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할 말이 있다면 해달라”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공판이 열릴 때마다 먼 길을 달려와 방청한 주씨는 방청석에서 증인석으로 이동한 후 “처음부터 지켜봤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 “김씨가 너무 당당해 김씨의 변호인도 김씨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누가 뭘 잘못해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인들은 이미 재판이 끝나 김씨가 처벌을 받은 줄 안다”면서 “재판부가 빨리 재판을 끝내주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힘들겠지만 국가는 절차를 지켜 법을 진행해야 한다”며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재판부를 향해 말을 이어가며 시종일관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주씨는 “지난달 25일이 숨진 언니의 생일이었다”며 “다른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라고 연말을 즐길 때 우리 집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고 밝혔다.
또 주씨는 김씨를 향해 “이번 사건과 상관없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고 비판한 후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달라”고 울분을 토했다.
주씨가 증인석에서 말을 이어가는 동안 두어걸음 떨어져 있는 피고인석에서 초록색 수의를 입고 앉아있던 김씨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지난 재판까지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하던 모습과 다르게 침묵하던 김씨는 재판부가 말할 기회를 주자 “‘영등포 폭행사건’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등포 폭행사건’은 김씨가 지난달 11일 3차 공판에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한 사건이다.
식자재 납품업을 하던 김씨가 지난 5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오토바이 접촉사고 문제가 발생하자 상대방인 승용차 운전자와 폭행 시비가 붙은 사건으로 김씨는 이로 인해 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김씨는 ‘영등포 폭행사건’의 상대방 승용차 운전자가 ‘노래방 도우미 사업’을 한다는 것을 알고 여성 주씨로 하여금 복수를 위한 유인책으로 사용하려다 주씨가 도주를 시도하자 죽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공판에서 김씨의 변호인은 재판이 시작되자 “10차례에 걸쳐 김씨에게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으나 한 번도 접견이 성사되지 않았다”며 “2016년에 들어서만 6일, 12일, 14일 세 번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9일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주씨를 납치해 살해한 후 식칼로 주씨의 시신을 훼손하고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가 서울 성동구 한 빌라에서 주씨의 시신을 둔 채 부탄가스 3개를 이용해 차량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9월 17일 오전 성동구 성수동 동물병원에서 동물 안락사 약을 요구하며 흉기로 직원들을 협박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26일 오후 2시에 열리며 3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서울의 한 빌라에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 김일곤(49)이 범행 8일만인 지난해 9월 17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서 검거돼 성동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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