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낮춘 한은, 금리 인하 주장은 'NO!'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1-14 14: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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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이 총재, 시장 '말장난'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평가
△ 기준금리 올해 성장률 전망 발표

(서울=포커스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0%로 낮추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를 크게 밑도는 수치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쏠리는 현상을 분명하게 경계하고 나섰다.

우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7개월째 동결하면서 내놓은 ‘통화정책방향’에서 저물가와 원화약세를 강조했다. 지난달보다 더 구체화된 표현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당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환율도 위안화 절하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는 물가를 타깃으로 한 금리 인상이나 '수출용' 환율 상승을 위한 금리 인하나 모두 불가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금융시장은 풀이하고 있다.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단호한 어조로 금리 인하 기대를 경계했다. 그는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해서 금리를 변동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전망치가 바뀐 것은 필연적이다. 기계적으로 금리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잘못된 이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성장률 전망치 수정을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몰아가지 말라는 말이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떨어지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대 후반이든 3%대 초반이든 통화당국 입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을 것이라며 시장의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자산운용 담당자는 "이미 전세계가 '유동성 함정'같은 과정에 빠져 있고, 이 총재도 통화정책보다는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있다"며 "오히려 계속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걱정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이 연간 사상 최대 규모인 78조2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70조3000억원으로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은도 가계부채를 여러 차례 우려한 바 있다.

그는 "원화 약세까지 진행되는 마당에 금리를 인하할 명분은 별로 없다"며 "현 상황에서 성장률 수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진다는 것은 '말장난'이고, 이 총재도 이를 지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채권시장에 몸담고 있지만, 정부나 재계 주장을 내세워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뭐가 나아지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거시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현재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 총재는 더 단호하게 시장에 시그널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서울=포커스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6.01.14 김흥구 기자 <자료출처=한국은행><자료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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