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달러 계약이면 일본프로야구 한신 계약 때보다 30억원 적은 헐값계약
(서울=포커스뉴스)오승환(34)이 미국프로야구 명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을 확정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오승환의 공식 입단식을 열었다. 이날 오승환은 등번호 26과 'OH'라고 새져진 유니폼을 입고 입단 기자회견까지 치렀다.
그런데 가장 관심을 모았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계약기간과 계약금, 연봉 등은 공표한다. 그러나 오승환과 세인트루이스는 "양측의 합의 하에 연봉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입을 다물었다.
다만, 계약기간은 '1+1년'으로 알려졌다. '+1년'인 내년 시즌 계약 여부는 구단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오승환의 연봉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국내와 미국 언론이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언론은 오승환 연봉은 2년 총액 1100만달러(약 133억4000만원)라 보도했다. 옵션을 모두 달성하면 받을 수 있는 최대액수다. 1년 평균 550만달러(약 66억7000만원)다. 오승환의 에이전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명확한 대답을 피하면서도 "2년 총액 1100만달러 수준은 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언론은 오승환의 연봉이 2년 총액 500만달러(약 60억6000만원)로 전하고 있다. 물론 옵션이 포함된 액수다. 1년 평균 250만달러(약 30억3000만원)다. 오승환측이 밝힌 액수와 미국 현지언론의 보도는 600만달러(약 72억70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오승환이 2년 총액 1100만달러를 받는다면 굳이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 연평균 550만달러는 볼티모어 김현수(2년 총액 700만달러) 미네소타 박병호(5년 총액 1800만달러) 피츠버그 강정호(4년 총액 1100만달러)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다. LA다저스 류현진(6년 총액 3600만달러)와도 연 평균액수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또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받던 연봉(3억엔·약 30억9000만원)보다 2배 가량 상승된 금액이기도 하다.
오승환측이 몸값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은 것은 결국 미국 언론 보도대로 2년 총액 500만 달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해외원정도박 혐의를 시인하면서 한국과 일본에서의 활동은 사실상 할 수 없었다. 한국프로야구에 복귀할 시 한시즌의 50%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야 한다. 일본프로야구 한신도 오승환의 거짓말에 실망하며 협상테이블을 거둬들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거의 유일했다.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500만 달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미국프로스포츠가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협상을 주도하기에 오승환의 현 상황은 몸값을 깎을 수 있는 약점이다. 또 오승환은 마무리가 아닌 불펜투수로 세인트루이스에 합류했다. 한국프로야구와 일본프로야구에서 세이브 타이틀을 수차례 따낸 오승환이라도 메이저리그에서는 검증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불펜투수에게 그리 많은 액수를 베팅하지 않는다는 건 상식이다.
결국 오갈데 없던 오승환이 헐값 계약을 하게 된 셈이다. 옵션이 포함된 2년 최대 500만달러는 오승환이 일본프로야구 한신에 입단 당시 받았던 2년 총액 9억엔(옵션 포함·약 92억8000만원)보다 30억원 가량 낮은 액수다.
오승환측 주장대로 2년 총액 1100만달러 수준일 가능성도 있다. '+1년' 때문이다. 첫 해 낮은 몸값을 받지만 '+1년' 재계약할 시 몸값이 대폭 상승할 수도 있다. 또 옵션조항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불펜투수에게 많은 액수의 옵션을 부여하기는 쉽지 않다.오승환(오른쪽)이 12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모젤리악 단장과 함께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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