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서 동지로…카카오·SK플래닛 손잡고 'O2O'판 흔드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1-11 14: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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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SK플래닛 "어제는 적군, 오늘은 동지"

O2O 올인 전략 같아…향후 '동맹 작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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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카카오와 SK플래닛의 얄궂은 인연이 화제다.

양사는 그동안 모바일 상품권 '갑질논란', T맵 데이터 '무단도용' 등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결국은 법정까지 갔으나 이제 시장에서 지분관계로 얽힌 가장 강력한 동지로 서로 마주하게 됐다.

최근까지 두 기업은 모바일 주도권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지난해 11월엔 SK플래닛이 "자사의 T맵 전자지도 데이터베이스(DB)가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에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록앤올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자, 록앤올은 영업 방해를 이유로 SK플래닛을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검토했다.

록앤올은 지난해 카카오에 인수돼 김기사는 현재 카카오택시에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탑재돼 있다. 이 때문에 양사의 법정 공방은 카카오택시와 T맵택시의 대리전이었다는 해석을 낳은 게 사실이다. T맵과 김기사는 내비게이션으로서 높은 인지도를 쌓으며 경쟁해왔다.

SK플래닛과 카카오는 2014년에도 모바일 상품권 사업을 놓고 한차례 충돌한 적이 있다. 카카오가 모바일 상품권 사업에 직접 나서면서 기존 모바일 교환권 업체들을 카카오톡에서 내보내자 이번엔 SK플래닛이 "카카오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를 신고했다. 카카오는 그해 7월1일부터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직접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플래닛은 카카오와 거래를 종료하고 발을 뺐으나 일부 다른 업체는 신고를 취소하고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11일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악 콘텐츠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하면서 SK플래닛은 카카오의 전략적 파트너사가 됐다.

실제 카카오는 로엔의 최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의 보유 지분 61.4%와 SK플래닛 보유 지분 15%를 인수, 총 76.4%의 지분을 확보해 로엔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 반면 스타인베스트홀딩스와 SK플래닛은 매각 대금 1조8700억원 중 7500억원은 카카오 주식으로, 나머지 1조1200억원은 현금으로 받게 됐다. 스타인베스트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8.3%를, SK플래닛은 2%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이처럼 과거 자신들의 최대 적과 동맹관계를 구축함에 따라 절실히 필요한 부분에서는 조만간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SK플래닛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앱 장터인 티스토어 등 3개 사업부문으로 회사를 쪼개는 내용의 사업구조 개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자상거래 사업만 맡게 된 SK플래닛은 '11번가'를 운영하는 자회사 커머스플래닛을 흡수 합병해 글로벌 커머스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특히 SK플래닛은 오는 2월 커머스플래닛을 합병해 OK캐쉬백, 시럽 월렛, 시럽 오더 등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택시에 이어 쇼핑 배달로 '020 올인'을 선언한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 400조원인 오프라인 상거래 시장을 O2O가 빠르게 잠식해 나갈 것"이라며 "SK플래닛과 카카오가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빠르게 커지는 O2O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합종연횡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로엔 인수는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글로벌 진출의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일 뿐 SK플래닛과의 관계와는 무관하다"며 "유상증자후에도 SK플래닛은 일반 주주처럼 지분만 있을 뿐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SK플래닛과 카카오 CI <사진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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