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지대' 서대문갑…국민의당 후보 나서 '삼파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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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야구용어인 '핫코너'(Hot corner)는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는 3루를 뜻한다. <포커스뉴스>는 2016년 신년기획으로 4·13총선의 열기가 뜨거운 '핫'한 지역구를 집중 분석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여야가 헌법재판소가 정한 선거구 획정 시한(지난해 12월 31일)을 훌쩍 넘겨서도 20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을 향한 시계는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특히 이 총선 시계가 더 실감 날 듯하다. 이 곳에서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서로 2승 2패를 주고 받은 이성헌·우상호. 연세대 81학번 동기인 이들은 이번 203대 총선에서도 각각 여야 후보로 나서 20년 라이벌, 숙명의 대결의 예고하고 있다.
◆ 우상호, DJ와 인연으로 정계 입문…운동권 출신 민주당계
19대 현역 의원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우 의원은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부의장을 지내며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생. 과거 386세대로 불림)의 한가운데서 활동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그가 운동권에 뛰어든 것은 군 제대 이후 복학해서다. 군 복무 시절이던 1985년, 중대장이 2·12 총선에서 여당인 민정당에 투표하라고 압박하는 것을 보고 이에 문제의식 갖게 돼 운동권으로 전향했다.
우 의원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들어 정치권에 입문, 민주당 대변인과 열린우리당 대변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17대와 19대 총선에서 '라이벌' 이성헌 전 의원을 따돌리고 승기를 잡으며 현재 재선 현역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야권 강세 지역도 여권 강세 지역도 아닌 서대문갑에서 선거 결과를 판가름하는 것은 그 당시의 정치 흐름과 지역 현안에 대한 공약이다.
유 의원은 19대 의원을 지내며아현·서대문 고가도로 철거, 홍제동 유진상가 앞 사거리 유턴 시행, 신촌상권 활성화 등 성과를 냈다.
또 최근 불거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등에 따른 박근혜정부 심판론이 20대 총선에서 우 의원에게 호재로 작용할지가 관심이 모아진다.
◆ 이성헌, YS와 인연으로 정계 입문…원조 '친박'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자는 우 의원과 같은 연세대 81학번이다.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것도 둘의 공통점이다.
그러나 이후 둘은 정반대의 정치 행보를 걸었다. 민주당부터 오늘날 더불어민주당까지 쭉 야권에 몸담은 우 의원과 달리 이 후보자는 여권에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고 원조 '친박(親朴)' 인사로 불린다.
이 후보자는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후보자는 1984년 총학생회에서 활동하며 5·18 광주항쟁 4주년을 맞이해 열린 강연회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을 연사로 추진했다.
당시 YS는 자택 봉쇄 상태였기 때문에 연사로서 강연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이 후보자를 알게 돼 1985년 2·12 총선에서 이민우 후보를 도와달라고 권유했다. 이 후보자는 이를 받아들여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민주화추진협의회 김영삼 공동의장 비서와 민추협 기획위원, YS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 등을 거치며 정치 경력을 쌓았다.
이 후보자는 서대문갑에서 지난 16대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 후보자는 어린 시절부터 서대문에서 자라 서대문에 위치한 명지고등학교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현재도 서대문에 거주하고 있는 이 후보자는 자신을 '서대문 사람'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 옆치락뒤치락 지난 선거 결과…국민의당 변수 따라 '파전' 전망
서대문갑은 정치적 중립지대다. 16~19대 선거에서 야권과 여권의 스코어는 2:2 동점.
이상헌 새누리당 후보자와 우상호 더민주 의원이 번갈아 승리했다. 16대와 18대 총선에서는 이 후보자가 당선됐고 17대와 19대 총선에서는 우 의원이 당선됐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이 후보자가 득표율 47.01%로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후보로 나섰던 우 의원(45.16%)을 따돌리고 당선됐다.
4년 후 17대 총선에서는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였던 우 의원이 46.06% 득표를 얻어 이 후보자(43.81%)를 누르고 당선됐다.
우 의원의 승리하게 된 데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탄핵정국'이 한 몫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 기인한 열린우리당의 상승세에 힘입어 현역이던 이 후보자를 2.25%P로 차로 따돌린 것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다시 이 후보자가 득표율 51.64%로 우 의원보다 먼저 재선 의원이 됐다.
이후 가장 최근 총선인 2012년 19대 총선에서 우 의원이 다시 당선돼 현재 재선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우 의원은 '정권교체'를 내걸고 박희진 통합진보당 예비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해 당선됐다. 야권연대 효과로 우 의원은 54.36% 득표율을 얻어 이 후보자(45.63%)를 낙선시켰다.
이같이 두 사람은 핑퐁 게임하듯 번갈아가며 서대문갑 국회의원을 지냈다.
다가오는 20대 총선은 '정치적 맞수'로 불리는 두 사람의 다섯 번째 대결이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 따라 누가 '3선' 의원이 되느냐가 달려있다.
한편, 이번 총선의 변수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의당'이다.
우 의원과 이 후보자는 서대문갑에서 16년 동안 출마하며 지역 인지도가 상당하지만 너도나도 '새 정치', '새 인물'을 말하는 오늘날 두 사람은 동시에 '새 인물'에서 한 발 떨어져 있다는 리스크를 가진다.
국민의당이 서대문갑에 후보자를 낸다면, 그 후보자의 역량에 따라 '삼파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이상헌 전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출처=국회 홈페이지 및 당사자 홈페이지>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출처=우상호 의원 홈페이지>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자. <사진출처=새누리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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