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로 서비스 질적 수준 증대…주말 없는 택배‧우편 서비스도 제공
영세 사업자 위한 수익시설 도입…우정사업본부 자산가치 상승 '윈윈'
(서울=포커스뉴스) 시민 박혜민(가명·23)씨는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새로 문을 연 서울 혜화동 우체국을 찾았다.
박씨는 평소 택배를 민간 업체인 편의점 등에 맡겼지만, 우체국이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변화했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을 겸해 방문했다.
화사한 색깔로 건물 외관이 바뀐 우체국을 본 박씨는 산뜻한 기분으로 모든 택배를 다 부쳤다.
이후 어디로 이동할까 고민하던 박씨는 우체국 외관에 소개된 대학로 맛집 정보를 발견하고 굶주린 배를 채우기로 했다.
박씨는 이와함께 대학로에서 공연하는 연극 티켓팅도 우체국에서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신개념 우체국 1호 혜화동 '우정이네'를 시작으로 선보일 우체국의 새로운 면모는 어떤 것일까.
새로운 주민쉼터, 스타트업 기지, 골목상권 지킴이로 변모할 새로운 우체국 '우정이네'를 이용하는 시민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11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서울 혜화동 '우정이네'가 오는 17일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선보인다.
신개념 우체국의 명칭은 시민들에게 다정다감한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우정이네'라는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1884년 10월1일 최초의 근대 기관으로 설립된 '우정총국'과 이를 이어받아 13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현재의 '우정사업본부'에서 '우정'이라는 표현을 따온 것이다
우체국의 영어 표현인 포스트(POST)를 활용한 '포스트 홈'(POST HOME), 또 '라이브 포스트'(LIVE POST), '포스트 플레이스'(POST PLACE) 등의 이름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신개념 우체국이 지역주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도록 시민 공모 등을 통해 새로운 이름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전신주·소화전 등 길거리에 있는 칙칙한 장애물에 가려져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우체국 건물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탈바꿈시켜 '다시 찾고 싶은 우체국'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신개념 우체국 1호 혜화동우체국은 주변 140여개의 소극장과 맛집 정보를 한쪽 벽면 전체에 그래픽으로 소개할 예정"이라며 "이같은 변화를 시작으로 우체국이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변화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민들은 또 최초의 근대 기관인 우체국의 역사적 가치를 발판삼아 130년간 축적된 방대한 역사자료와 기록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우체국 하면 소음과 켜켜이 쌓여 있는 누런 택배화물 상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서울 시민 A씨(30·여)는 우체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한마디 불만섞인 어투로 정리했다.
이러한 우체국이 전동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해 택배 화물을 쌓는 곳과 고객 이용공간을 분리시키는 등 번잡스러웠던 '시장통'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한다.
시범적으로 운영될 혜화동 우체국은 택배화물을 2층에 증축한 창고에 자동으로 즉시 전동 컨베이어를 통해 이동시킨다.
시민들은 화물 포장을 위해서 유리로 막힌 별도의 공간으로 들어가 택배업무를 보게 된다.
"지이이익~. 지익~ 직."
종이박스에 정리된 화물을 포장하기 위해 테이프 끊는 소리로 번잡했던 우체국은 택배 외에 다른 업무를 보는 시민들에게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이번 우체국 리뉴얼로 공공서비스의 수준 또한 높아진다. 공무원 근무 시간에만 서비스를 제공했던 우체국은 저녁‧공휴일‧주말 가릴 것 없이 우편‧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금 및 보험 등의 우체국 금융 업무를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된다.
새로 만들어질 우체국은 우편‧택배와 금융 영업장을 분리, 우체국 금융영업이 민간 서비스에 비해 손색이 없도록 우체국의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다.
신개념 우체국은 혜화동 우체국을 시작으로 서울 안국동·종로2가·종로5가·신촌 등 5군데에서 시범 운영된 후 전국 3500개 우체국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우체국의 새로운 변신이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는 새로 바뀐 우체국에서 시작될 지역상권의 활성화와 영세 자영업자들의 소득창출 효과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서민들을 돕기 위해 권리금 없이, 최소한의 시설투자로 10년 이상 안정적인 자영업이 가능한 카페 등 다양한 수익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서민들에게 안정적인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우정사업본부의 수익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우체국은 자체의 이익과 관련없이 특정 유휴공간을 분할해 대기업 프랜차이즈, 미장원, 병원 등에 임대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단순한 부동산 임대사업자로서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정사업본부의 유무형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11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데다 4만5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는 적극적인 수익창출 사업을 통해 자산 가치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정사업본부는 전액 정부 예산으로 우체국을 유지·보수 해왔다"며 "그러나 새롭게 선보일 우체국은 민간자본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국민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서울 강북의 5개 시범 '신개념 우체국' 위치 그래픽.2015.1.10 조숙빈기자 stby123@focus.co.kr신개념 우체국'으로 준공 시 서울 혜화동우체국 예상 모습. <사진제공=우정사업본부>새롭게 바뀔 우체국 내부의 모습 <사진제공=우정사업본부>'신개념 우체국'으로 공사 중인 서울 혜화우체국 모습. <사진제공=우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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