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쌍방울 시절부터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 장악…강도높은 훈련 뒤 성적이라는 열매 안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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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감독의 항의 |
(서울=포커스뉴스) "건국대학교 운동장을 양복 입고, 구두 신고 단체로 뛰었던 적도 있죠."
한화 김성근 감독이 쌍방울 사령탑 시절에 함께했던 모 선수의 이야기다. 당시 서울 경기를 위해 정장과 구두 차림으로 이동했다. 김 감독의 부름에 그대로 갔다가 그 차림으로 훈련을 시작했다는 에피소드다. 그는 당시 김 감독에 대해 "엄청난 카리스마에 선수들이 한마디 말도 못하고 따랐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한겨울 얼음물 입수'는 기본일 정도로 예전부터 강도높은 훈련으로 이름이 높았다. 오히려 현재 훈련 강도가 과거보다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그래도 선수들은 김 감독에게 감히 반항(?)하지 않는다. 솔선수범하면서 함께 고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야간 특타를 하는데 박스에 공이 떨어지자 김 감독님이 직접 공을 주어담아 주시더라고요. 보통은 선수들이 채워놓고 다시 타석에 서거든요. 감독님은 감각이 흐트러질 수 있다며 빈 스윙을 계속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괴로울 정도로 힘들었는데 타격감이 떨어지면 그때 타격훈련이 다시 생각나곤 해요."
김 감독이 LG 사령탑시절 함께한 선수의 이야기다.
김 감독이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며 선수단을 장악한다.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이 혹독한 훈련을 시키지만 노력한 성과를 보이면 경기 출전 기회를 보장해준다. 실전을 통해 다시한번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은퇴를 앞두거나 방출된 선수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것도 김 감독의 장점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가장 큰 소망은 최대한 오래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이다. 김 감독은 그 꿈을 연장시켜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이승엽(삼성)과 이병규(LG) 등이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 김 감독의 조언과 지도를 받고 재도약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기는 맛을 전해준다.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은 '타구단 선수들보다 더 힘든 훈련을 소화했는데 지면 억울하지 않겠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 냉철한 승부사 기질은 선수들에게 믿음을 준다.
지난 시즌 김 감독이 한화에 부임하자 한 야구관계자는 "한화는 감독 때문에 지는 경기는 없을 것이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시즌 5~10경기 정도는 경기 순간 감독 역량으로 좌우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김 감독은 '채찍'도 종종 꺼내든다. 올시즌 시작은 당근보다 채찍이 먼저였다. 김 감독은 팀 투타 최고연봉자 김태균과 정우람을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했다. 둘은 일본 고치가 아닌 서산에서 한파를 이겨내며 훈련을 치러야 한다. 전지훈련을 소화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지난 시즌에는 고참급 선수들이 채찍을 맞았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중 배영수, 송은범, 김광수를 중도 귀국시켰다. 이들은 부상 등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준비가 안됐다"가 이유였다.
김 감독은 고참이라도, 최고연봉자라도 예외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줬다. 자연스럽게 한화 선수단에 긴장감이 흐를 수 밖에 없다. 김태균과 정우람이 뜨끔한 것은 물론이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 내내 선수단의 역량을 끝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서울=포커스뉴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한화-LG전, 5회 한화 김성근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2015.09.08 우정식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한화-LG 경기에서 한화 선수들이 LG를 물리치고 김태균과 송은범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화는 5위 자리에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2015.10.02 우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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