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업계 적자 상태인데 출혈 경쟁 옳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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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기본료 0원’에 매월 50분 음성통화를 무료로 쓸 수 있는 에넥스 텔레콤의 우체국 알뜰폰이 나흘째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가입비를 폐지한 업체도 나타나면서 알뜰폰의 가격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8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 에넥스 텔레콤의 기본료 0원 A제로 요금제 가입자가 1만2777명으로 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출시 첫날인 지난 4일 4800명, 5일 3000명에 이어 6일 2791명, 7일 2186명이 해당 요금제를 선택했다. 우체국 알뜰폰 하루 평균 가입 건수는 500~550건, 한 달 평균 1만1000건 수준. 한 사업자의 한 서비스가 사흘 만에 한 달 우체국 전체 알뜰폰 가입자만큼 모은 셈이다.
A제로 요금제는 여기에 월 기본료 0원에 무료통화 50분을 제공한다. 한 달 50분 내로만 사용하면단말기 구입비용만 내고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A제로 요금제의 인기비결에 대해 “한 달에 2~3분 정도 통화를 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요금제로 수요가 높다”며 “10분 정도 통화시간을 초과해서 통화료는 1080원에 불과해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의외로 가입자의 60% 이상이 3,40대 고객이다. 이들이 단말기만 구입해 요금제에 가입한 다음 이용량이 적은 노년층이나 초등학생에 선물하는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관계자는 “원래 5,60대 이용율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장년층 이용률이 높다”며 “장년층이 자신의 명의로 가입해 선물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 4일 SK텔링크는 올해부터 가입비를 폐지했다. 이달 1일부터 SK텔링크의 알뜰폰 브랜드인 ‘세븐모바일’에 신규 또는 번호 이동으로 가입하는 고객은 가입비 1만5000원(부가세 제외)을 내지 않아도 된다.
SK텔링크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발맞춰 보급형 단말기를 도입하고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이번 가입비 폐지 역시 고객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가격 경쟁이 지속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국내 알뜰폰 업체들 대부분이 적자상태라 출혈경쟁에 뛰어들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체들의 적자 규모는 2012년 562억원, 2013년 908억원, 2014년 965억원 등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적자 규모가 596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정부의 각종 지원책 덕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번에 에넥스 텔레콤이 단가를 저렴하게 맞출 수 있었던 이유도 정부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도움이다. 미래창조확부와 우정사업본부에서 마케팅 활동을 상당 부분 지원해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유통 채널 대비 마케팅 비용이 훨씬 적게 들었다는 설명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업계 전체가 적자상태인데 가격으로 경쟁하면 더 큰 부실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업계 분위기가 그렇게 되면 쫓아갈 수밖에 없겠지만 업계 전체에 좋은 영향일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우체국 알뜰폰 가입현황.<표제공=우정사업본부>우정사업본부가 기본료 0원 알뜰폰 요금제를 내놨다.<사진제공=우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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