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현의 영화뷰] '오빠생각', 전쟁같이 사는 이들에게 바치는 힐링 송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1-07 09: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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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고아성-이희준 등이 열연한 영화 '오빠생각', 1월 말 개봉 예정

(서울=포커스뉴스) "합창은 서로 다른 음이 어울려서 되는 거야. 서로 싸우더라도 화음을 이룰 수 있는, 의미 있는 싸움을 하길 바란다."

한상렬 소위(임시완 분)가 합창단 내에서 싸움을 벌인 동갑내기 춘식과 동구(정준원 분)에게 한 말이다. 그의 말은 춘식과 동구의 사연뿐만 아니라 남과 북으로 나뉘어 전쟁하는 영화의 배경을 꼬집는다. 그리고 더 나아가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현재를 사는 대부분 사람은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옆에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본 적도, 옆 사람의 피가 자신의 얼굴에 튄 적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 각각은 참 전쟁같이 산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해군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한상렬 소위와 자원봉사자 박주미(고아성 분)가 전쟁고아 30명을 모아서 만든 선린 어린이 합창단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빠생각'의 메가폰은 이한 감독이 잡았다. 그는 김윤석과 유아인이 열연한 '완득이'에서는 사회에서 소외된 다문화 가정의 모습을 보여줬다. '우아한 거짓말'에서는 김유정과 김향기를 통해 학교 내 왕따 등 청소년 문제를 언급했다. 학교를 배경으로 현재를 말하던 그가 한국 전쟁 당시로 무대를 옮겼다. 한민족인 남과 북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눠 200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시기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 감독이 찾는 것은 사람이다.



이 감독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은 임시완이 맡은 한상렬 소위다. 한 소위는 자신도 전쟁 중 아픔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남을 먼저 위하고 배려한다.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먼저 내던지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임시완은 한 소위 역을 맡아 참혹한 전쟁터의 모습부터 피아노, 지휘, 액션 등 새로운 모습을 더할나위 없이 그려낸다.

하지만 임시완은 촬영 당시 한 소위의 선한 캐릭터에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이 감독에게 질문도 했다. 하지만 그는 "감독님의 대답에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감독은 "아마 모든 사람의 안에 선이 있고 악이 있을 거다. 어떤 사람을 보고 착해빠졌다고 말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을 조금 더 조화롭게 만드는 사람들일 거다"라고 답했다. '오빠생각'은 이 감독의 '착한 믿음'을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그 믿음을 담아낸 것은 30여 명의 아이들이다. 악몽을 꾸다 잠에서 깨어나 땀을 뻘뻘 흘리는 한 소위에게 다가가 "우리 오빠야가 안아주면 괜찮던데"라며 먼저 안아준 것은 순이(이레 분)였다. 그 위로 아이들은 몸을 겹치며 서로서로 안아준다. 전쟁 속 각자의 상처를 가진 이들이다. 갑자기 벌거벗은 듯 자신의 본심을 내비친 어른을 안아주는 아이들의 품은 모든 것을 감싸는 듯하다.



그런 아이들이 노래를 부른다. 이 감독은 아이들의 실제 목소리로 담는다. 오랜 시간 연습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익숙한 노래들은 새롭게 태어난다. 합창단의 관중이 돼 익숙한 곡을 다른 템포와 분위기로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남매의 사연 속에서 '오빠생각', 전쟁 중 모두가 그리워하는 집이 담긴 '고향의 봄'은 귀보다 마음으로 듣는 경험을 하게 한다.

임시완과 고아성은 '오빠생각'에 가장 앞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마음으로 듣는 합창곡 속에 진짜 주인공은 30명의 아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특히 둘도 없는 남매인 동구와 순이는 관객에게까지 뜨거움을 전한다. "나는 오빠야가 좋다"는 순이의 진심이 담긴 말은 그 어떤 영화의 고백보다 뜨겁다.

현재를 전쟁처럼 보내는 이들은 영화를 보는 124분 내내 자신을 치유하는 느낌을 얻게 될 것이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동자와 목소리를 통해서 말이다. 영화 '오빠생각'은 1월 개봉 예정이다.

◆ 한줄평
▲ 연초 가족들과 즐기기 좋은 휴먼 스토리 (조성은 인턴기자)
▲ 아이들의 합창곡이 끝나면, 나도 박수를 치고 싶었다. (조명현 기자)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해군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 '오빠생각'에서 임시완, 고아성, 이레 등이 열연했다. 사진은 '오빠생각' 포스터. <사진제공=NEW>임시완은 영화 '오빠생각'에서 한상렬 소위 역을 맡아 전쟁 당시 모습, 지휘, 피아노 등을 선보였다. 사진은 '오빠생각' 스틸컷. <사진제공=NEW>어린이 합창단원들에게 둘러싸여있는 임시완과 고아성의 모습. 사진은 '오빠생각' 스틸컷. <사진제공=NEW>영화 '오빠생각'은 한상렬 소위(임시완 분)와 자원봉사자 박주미(고아성 분)이 만든 선린 어린이 합창단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은 '오빠생각' 스틸컷.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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