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 "우리 손으로 재단 만들겠다" 포부 밝혀
"89세, 운동하기 딱 좋은 나이" 이용수 할머니 재치에 격려의 박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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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주년 맞은 정기수요집회 |
(서울=포커스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9) 할머니가 무대위에 있는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석상 옆에 다가가 어깨에 손을 살포시 올렸다.
이 할머니는 용기있게 위안부 문제를 폭로했던 고 김학순 할머니가 그리운 듯했다.
그러나 이제는 석상으로 밖에 만나볼 수 없는 김 할머니의 굳게 주먹진 차가운 두 손을 연신 잡았다.
6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어느새 24주년을 맞이한 이날 수요집회에는 고 김학순 할머니의 석상이 들어섰다.
김 할머니는 지난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폭로했다.
이날 1000여명에 이르는 이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이날 경과보고를 통해 "우리가 재단을 만들고 싶다"며 "한국정부가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아서 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담아 우리의 손으로 재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만들어진 재단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진상규명과 역사교육을 할 것"이라며 "또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평화비를 세우고 아시아 등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이 담긴 역사의 현장에 평화비를 세우고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을 지지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이날 1212차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서울지역의 김영종 종로구청장,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등과 경기지역의 양기대 광명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등도 이날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전세계 자매결연을 맺은 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해보자고 시작한 결과 지난해 11월 18일 캐나다 토론토에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고 말했다.
채 시장은 "일본 영사관이 나와 지자체에 압력을 주기도 하고 일본 교민들을 이용해 압력을 넣는 등 일본의 조직적인 방해가 있었다"며 "반성한다고 했던 일본 측이 소녀상 건립을 거부하는 운동을 보며 이것은 아니다라고 상각했다"고 설명했다.
한 해가 지나 89세가 된 이용수 할머니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참석했다.
손수건으로 계속해서 눈물을 훔쳐내던 이 할머니는 씩씩한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 할머니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역사의 산 증인 이용수입니다"라고 힘차게 자신을 소개했다.
이 할머니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조그만한 학생들이 이렇게 제 앞에 앉아있다. 무엇을 알고 저 아이들이 이 추운데 맨땅에 앉았을까하고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내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린 학생들에게 책임이 다시 돌아가니까 내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우리 소녀들한테, 후손들한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머니는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향해 손으로 하트를 그려보이기도 했다.
"올해 89세입니다, 운동하기 딱 좋은 나이입니다. 어떻습니까!"
이 할머니의 재치있는 농담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정치인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일본 기시다 외상은 이번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에서 일본이 잃은 것은 딱 10억엔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정부는 이 엄청난 일을 하면서 위안부 피해 당사자들인 할머니들에게 상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할머니들도 국민들도, 박근혜 정권에게 협상을 추진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 협상은 박근혜 정권의 월권으로 행해진 것으로 무효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12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수요집회 24주년을 알리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16.01.06 김인철 기자 24주년을 맞이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1212차 정기수요집회가 열린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참가자들이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2016.01.06 김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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