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거결과…여야 박빙이나 野 근소 우세
![]() |
△ 중진 의원들과 대화하는 김한길 |
(서울=포커스뉴스) 야구용어인 '핫코너'(Hot corner)는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는 3루를 뜻한다. <포커스뉴스>는 2016년 신년기획으로 4·13총선의 열기가 뜨거운 '핫'한 지역구를 집중 분석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윤보선, 노무현, 이명박 3인의 공통점은?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이라는 점이다. 전직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한 명실상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는 이번 4·13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야당의 당대표를 역임한 5선(選) 중진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버티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박진 전 의원과 정인봉 전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12월15일 4·13 총선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이후 종로구에 예비후보로 등록을 한 후보자는 현재 3명이다. 모두 새누리당 후보로 박진 전 의원, 정인봉 전 의원, 그리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오 전 시장은 당의 결정에 따라 출마지역을 선택하겠다고 밝혀 종로구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
김무성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종로에 하려는 세 명 모두 우리 당에서 필요한 분들인데, 그것은 당의 손실"이라며 "그것 때문에 조금 조정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인지도를 갖고 있는 세 명이 종로에서 경선하는 것보다 당의 입장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에 오 전 시장은 "당의 방침을 따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아직 예비후보 등록자가 없는 가운데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정세균 의원이 연이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 정세균…'정치 1번지'의 현역 국회의원
현재 종로의 국회의원인 정세균 의원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5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기업인(쌍용그룹)의 길을 접고 정치에 입문했다. 김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정치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19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내리 5선을 역임했다.
특히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4선을 안겨준 지역구(전남 무주·진안·장수)를 떠나 종로에 출마, 친박 중의 친박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를 약 5000표 차이로 누르며 종로를 차지했다.
정 의원은 2011년 12월 종로에 출마할 뜻을 밝히면서 "그 동안 우리는 수도권에서 승리했을 때 집권할 수 있었고, 수도권에서 패배했을 때 정권을 잃었다"며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밀알이 되겠다는 심정으로 종로 선거구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2007년 2월부터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의장(당 대표) 역할을 수행했고, 2008년에는 통합민주당의 대표를 역임했다. 이후 2009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으로 처리하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 박진…종로에서 3선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새누리당 박진 전 의원은 문민정부 시절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은 인연으로 발탁됐다. 외무고시 출신 전직 외교관인 그는 1993년 YS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통역을 맡았다.
청와대 통역담당 공보비서관, 정무비서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특보 등을 역임한 박 전 의원은 2002년 8·8 재보궐선거에서 종로에서 승리, 16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종로에서 16대·17대·18대에 걸쳐 내리 3선을 지내고 19대 총선에서 불출마 선언을 했다.
박 전 의원은 2011년 12월23일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리기 위해 정치 1번지 종로를 대표하는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계파로 갈라져 서로 손가락질 하고 정책은 표류하고 있고 소통은 막혀 있는 것이 한나라당의 현재 모습"이라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선두에 서서 국민 앞에 뼈를 깎는 반성과 근본적인 쇄신을 통해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인봉…종로에서만 5번 출마 '종로바라기'
새누리당 정인봉 전 의원은 경쟁자인 정세균 의원, 박진 전 의원의 '종로 선배'다. 현재 종로의 새누리당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전 의원은 지난 2000년 4월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공천 당시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위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2002년 6월 정 전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고, 정 전 의원은 이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했다.
정 전 의원은 '종로바라기'다. 종로에서만 5번을 출마했다. 당적도 새누리당, 자유선진당, 신민주공화당, 무소속 등으로 다양하다. 13대 총선에서 김종필 전 총리 주도의 신민주공화당 소속으로 종로 지역구에 출마한 후 낙선, 14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1998년 7·21 재보궐 선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종로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2000년 4월 15대 총선에서 마침내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2002년 6월 대법원으로부터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2006년 7월 재보궐 선거에서는 서울 송파갑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을 받았지만, 선거법 위반 전력과 세금 체납 문제로 잡음이 불거지자 공천이 취소됐다.
이후 2008년 4월 18대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 후보로 서울 종로구에서 출마했지만 5%에 못미치는 지지율로 고배를 마셨다.
◆ 총선·지방선거·대선 등 여야 '엎치락뒤치락'
최근 선거에서 종로는 여야 중 어느 곳이 우위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세를 보여 왔다. 국회의원 선거만 놓고본다면 1996년 15대 총선부터 시작해 최근 7번의 선거(재보선 포함)에서 여당이 5번 야당이 2번 이겨 여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15대 국회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이, 16대 국회에서는 정인봉 전 의원과 박진 전 의원이 각각 종로의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이후 18대까지는 박진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달성했다. 19대 국회에선 정세균 후보가 의원직을 수행 중이다.
하지만 2012년부터 시작된 대통령선거, 총선, 지방선거 등을 본다면 야당의 우세가 확연히 보인다.
지난 2012년 4월11일 열렸던 19대 총선에서 정세균 의원(52.25%)은 홍사덕 전 의원(45.89)을 약 5000표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같은해 12월19일 열렸던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48.15%)보다 문재인 대표(51.39%)에 약 3000표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2014년 6월4일 열린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종로구청장 모두 야당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시장이 56.14%의 지지를 받으며 43.14%의 지지를 받은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을 여유있게 따돌렸고, 구청장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김영종 구청장이 55.51%의 지지를 받으며 36.87%의 지지를 받은 새누리당 이숙연 후보에게 승리했다.
다만 시의회 등 기초의회에서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 1명씩 당선됐다. 이는 지역적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종로는 상대적으로 발전한 서쪽 지역(제1선거구-평창동·삼청동·사직동·가회동 등)과 낙후된 동쪽 지역(제2선거구-창신동·숭인동·이화동 등)으로 나뉘는데 제1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남재경 의원이, 제2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유찬종 의원이 당선됐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입을 모아 "동쪽 지역이 야당 강세 지역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민심에 따라 선거의 향방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했다.왼쪽부터 정세균 의원, 박진 전 의원, 정인봉 전 의원 <사진출처=포커스뉴스 DB 및 후보 페이스북>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38회 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 참석한 김한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세균, 문희상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2015.12.28 박동욱 기자 박진 전 의원 <사진출처=박진 전 의원 페이스북>정인봉 전 의원 <사진출처=정 전 의원 페이스북>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선거체험관에서 2016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선거권을 갖는 서울과학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제20대 총선 새내기 유권자 사전 선거체험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2015.12.23 조종원 기자 종로구 행정구역도 <사진출처=종로구청 홈페이지 캡쳐>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