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에 빠진 독일 여교수 "한류, 다른 나라 문화와 달라"
우테 펜들러 바이로이트대 교수 "한류 21세기 대중문화서 중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류는 다른 어떤 나라 문화와도 다릅니다. 또한, 21세기 대중문화에서 분명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 바이로이트대 우테 펜들러(51·여) 교수는 최근 상암동 CJ E&M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힘찬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비교문화학을 전공한 펜들러 교수는 최근 2년간 한류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한 한류 전문가이다.
K팝에 관한 논문 취재 등의 이유로 방한한 펜들러 교수는 인터뷰 전날에는 4시간 동안 진행된 '쇼미더머니'의 녹화를 스탠딩으로 즐기면서 지켜보기도 했다.
"K팝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고, 유럽에서도 프랑스를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독일에서는 아직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죠. 독일인들은 좀 더 강한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쇼미더머니'가 보여주는 힙합 스타일의 음악쇼나, 힙합은 독일 사람들에게도 다가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어제 4시간 동안 공연을 지켜보는데 콘서트를 보는 듯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펜들러 교수가 한류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딸 때문이었다. 여러 나라 문화를 연구하고 3~4개 외국어를 구사하는 엄마를 보며 자란 딸은 일본어에 도전했다가 한류를 접하고는 한국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딸이 일본어를 배우다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하고는 한류에 빠졌어요. 한국문화가 일본보다 더 아름답고 재미있다면서 한국에 가서 한국어를 배워야겠다고 하더라고요. 딸이 2013년부터 한국에서 어학연수 중인데 K팝에 푹 빠졌죠. 덕분에 나도 같이 즐기게 됐고, 지난해랑 올해 한국에도 오게 됐죠."
펜들러 교수는 "딸 때문에 한류를 접하게 됐지만, 이후에는 내가 딸보다 열 배 이상은 많은 드라마와 영화, K팝 뮤직비디오를 봤다"면서 "개인적으로 GD(지드래곤)와 블락비를 좋아한다. 빅뱅과 GD는 다르다. GD는 빅뱅과 다른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감각을 자랑한다"며 웃었다.
그는 한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비결에 대해 "한류 콘텐츠는 도입부에서는 마치 세계적으로 유명한 콘텐츠들처럼 시선을 확 끌고 그다음에는 한국적인 색깔을 내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펜들러 교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빈집', '악어' 등)들을 통해 한국영화를 접했으며, 한류 드라마의 대표작인 '겨울연가'와 '대장금'을 봤다면서 한류 드라마를 자막 없이 소화하기 힘들었지만 K팝은 상대적으로 즐기기 쉬웠다고 소개했다.
펜들러 교수는 비교문화학이라는 전공 지식을 살려 K팝과 K팝 뮤직비디오의 특징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1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3회 세계한류학회 월드콩그레스와 내년 3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아시아학회에서 각각 다른 내용의 K팝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음악채널 엠넷과 국내 뮤직비디오 제작사 등을 취재했다.
펜들러 교수는 "유럽에서는 뮤직비디오 제작비가 너무 비싸서 이제 더 찍지 않는다. 음악이 무료 다운로드되는 시대라 수익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K팝이 꾸준히 뮤직비디오를 제공하며 시선을 붙든다. K팝 뮤직비디오가 세계적으로 하나의 새로운 문화 장르로 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류는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남미와 중동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또 제가 연구하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까지 퍼져있죠. 굉장히 강렬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많은 이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어하게 만들고 있죠. 한류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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