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면 고생… '스테이케이션' 인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폭염과 일에 지쳐 휴가를 멀리 떠나는 대신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케이션'이란 집에 머물거나 집을 떠나도 가까운 곳을 찾아 휴식을 즐기는 휴가법을 말한다.
성수기의 인파와 비싼 여행비를 피해 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시장 조사 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19∼59세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여름휴가에 여행이 꼭 필요한가'를 주제로 설문한 결과, 절반 이상(51.7%)이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7월 1일∼8월 9일) 조립완구, 비디오/PC게임, 키덜트 완구 등 집에서 놀 수 있는 상품들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조립·프라모델이 2.9%, 플레이스테이션(비디오 게임 전용 기기)이 80.8%,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이 198.6%, PC게임이 85.7%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즈공예(169.7%) 공작완구(280.6%) 상품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최근 휴가지로 떠나는 것조차도 버거워하는현대인들이 늘어나고 상품 매출을 살펴봐도 이런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관련 상품들의 구성을 늘리고 할인 행사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도 스테이케이션 관련 상품이 인기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www.gmarket.co.kr)에 따르면 최근 2주(7월 27일∼8월6일)동안 983명에게 선호하는 여름 휴가 형태에 대해 양자택일로 물어본 결과 57%가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고 응답해 "많이 돌아다녀야 한다"(43%)를 앞질렀다.
이를 반영하 듯 올해 여름 휴가기간(7월 1일∼8월 12일) 프라모델·모형조립 상품 판매는60%, 보드게임은 26% 각각 증가했다.
엑스박스(XBOX)나 위(Wii) 같은 태블릿·게임 상품은 32%, 블록 제품은 122%, 만화책은 32% 각각 상승했다.
G마켓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휴가의 신 유형으로 '스테이케이션'이 주목 받고 있다"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모형조립 제품이나 보드게임, 블록, 만화책 등이 전체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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