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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 70주년인 15일 도쿄 콘서트에서 노래하는 이미자 |
[부자동네타임즈 이현진 기자] '엘레지의 여왕'이 부른 구성진 트로트에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일본 도쿄(東京)의 재일동포들이 모처럼 향수에 흠뻑 젖었다.
과거엔 노골적 차별, 근래엔 혐한 시위에 마음 상했던 동포들은 15일 오후 도쿄 히비야(日比谷) 공회당에서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주최로 열린 이미자 콘서트에서 만사를 잊은 채 열광했다.
왜 이미자에게 '여왕'의 칭호가 붙는지 확인시킨 무대였다. 때론 처연하고 때론 감미로운 그의 목소리는 젊은 가수들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마력'으로 2천 600여 동포들을 감동시켰다.
74세이지만 아직 '원로가수' 칭호가 어색한 이미자가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채 무대에 오를 때부터 객석을 가득 채운 청중들은 열광했다. 첫 곡으로 자신의 대표곡'동백 아가씨'를 부른 이미자는 힘든 세월을 보낸 동포들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췄다.
이미자는 "특별한 광복 70주년에 어려움을 겪고 이렇게 성공하신 여러분들을 뵙게 돼 너무나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뜻깊은 자리에 여러 어르신들을 모셨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혼신의 힘으로 충실한 노래로 보답하겠습니다. 열심히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이미자는 '황포돛대', '흑산도 아가씨', '유달산아 말해다오' 등 자신의 레퍼토리를 연달아 불렀다. 교포 2세를 중심으로 한 장년층은 박수와 추임새 정도로 만족을 못한 듯 노래를 따라 불렀고, 그보다 젊은 3세, 4세들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느라 분주했다.
이런 호응에 한껏 고무된 이미자는 "국내에서 공연하는 것 보다 긴장감이 있고 두렵고 떨리지만 뜨거운 박수를 보내줘 감명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자는 "노래를 너무 잘하기 때문에 행동거지는 조금 마음에 안 들어도 너무 좋아하는 후배가 있다"며 게스트인 조영남을 무대로 불렀다. 듀엣으로 '백치 아다다'를 부를 때 조영남이 가사를 틀리자 "다시 하겠습니다. 그건 1절이 아니고 2절입니다. 이해해주세요 여러분"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민단 주최 광복절 기념식의 2부 행사로 진행된 이 콘서트는 더구나 '공짜'였다. 동포들에게 평생 기억될 광복 70주년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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