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황기에 취업시장 나온 '잃어버린 세대' 사회문제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5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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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중년에도 낮은 소득, 비정규직 전전 등 고통 계속"
△ '잃어버린 20년'으로 일컬어지는 일본의 장기 불황기에 취업시장에 처음 진입한 세대가 취업과 소득 등에서 소외된 '잃어버린 세대'로 남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1년 1월 도쿄에서 열린 기업 소개 행사에 줄을 선 구직자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日불황기에 취업시장 나온 '잃어버린 세대' 사회문제로

FT "중년에도 낮은 소득, 비정규직 전전 등 고통 계속"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청년 다케다씨가 처음 구직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2007년이었다.

당시 일본은 1990년대 초 거품 붕괴 이후 10년 이상 장기불황이 이어진 가운데 글로벌 경제위기(2008∼2009년)의 전조까지 드리워지기 시작한 침체기였다.

그는 물론 모교에서도 일자리 찾기에 발벗고 나섰지만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소심한 18세 소년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그때 번듯한 직장을 얻지 못한 다케다씨는 지금도 무직자의 굴레를 벗지 못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처럼 '잃어버린 20년'으로 일컬어지는 일본의 장기 불황기에 취업시장에 처음 진입한 세대가 취업과 소득 등에서 소외된 '잃어버린 세대'로 남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일본 특유의 종신고용 시스템에 오랜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고, 이 때문에 초기에 구직에 성공하지 못한 경우 단기 고용계약과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을 전전하게 되고 소득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다케다씨가 그 단적인 예다.

본명을 모두 밝히기를 거부한 그는 고교 졸업 이후를 '암흑기'라고 표현했다.

다케다씨는 "처음 구직에 실패하면 그 뒤에 일자리를 찾기는 극도로 어렵다"면서 "나는 업무경험이 전혀 없는데 이처럼 이력서에 공백을 갖게 될 경우 직장을 얻기가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다케다씨는 30대 중반이지만 버블이 막 붕괴한 1990년 초에 구직활동에 나섰다가 평생직장을 얻지 못한 세대는 현재 4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FT는 가장 활발하게 일할 나이대인 35∼44세 일본 남성 가운데 노동인구에서 배제된 이들이 34만명으로 20년 전보다 두 배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도쿄대의 겐다 유지 교수는 "일본에는 젊을 때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결국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으며 이들은 이제 중년에 접어들었다"면서 "이런 상황은 아주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의 팍팍한 삶은 연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겐다 교수 연구팀은 미국과 일본에서 고교 졸업시기 실업률 변화가 향후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동세대 집단 분석(코호트 분석)을 이용해 비교했다.

그 결과 미국에서 실업률이 장기적 추세보다 1% 높아진 시기에 고교를 졸업하고 취업시장에 들어간 세대의 경우 소득이 평균 3%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불이익은 이후 수년간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비슷한 상황에서 고교를 졸업한 세대의 소득이 평균 7%나 떨어졌다.

이들은 더구나 10여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다른 세대에 비해 5∼7% 덜 벌었으며 고용률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FT는 불황기에 정규직 일자리를 얻었는지에 따라 나타나는 이러한 격차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되고 있으며 '아베노믹스'의 주요 골자인 구조개혁으로도 이런 간극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정규직 직원은 동기부여와 교육·훈련이 잘 이뤄지지 않아 생산성이 낮다면서 일본이 정규-비정규직 간의 처우 불균형과 고용 안정성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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