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사죄반복·전후세대 사죄 그만"…아베 '무늬만 사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4 20: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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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사죄 회피…일본이 식민지 지배·침략한 것도 제대로 명시 안 해
"다음 세대가 사죄 숙명 지게 하면 안 돼" 과거사 빚 털기 시도
군위안부 문제도 "전장의 그늘에 명예·존엄 훼손 여성"으로 우회
△ 왼쪽부터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전후 50년 담화(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는 모습, 2005년 8월 1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가 도쿄 자민당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총리 관저에 들어가는 모습.(교도=연합뉴스)

"과거에 사죄반복·전후세대 사죄 그만"…아베 '무늬만 사죄'

직접사죄 회피…일본이 식민지 지배·침략한 것도 제대로 명시 안 해

"다음 세대가 사죄 숙명 지게 하면 안 돼" 과거사 빚 털기 시도

군위안부 문제도 "전장의 그늘에 명예·존엄 훼손 여성"으로 우회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서 직접 사죄하는 것을 끝내 회피했다.

아베 총리는 오히려 일본이 과거에 반복해 사죄의 뜻을 표명했다며 이미 충분히 사과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또 과거사의 빚을 이제 털어버리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다음 세대에게 사죄를 반복하는 숙명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는 앞선 대전(大戰)에서의 행위에 관해 반복해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가 전후 50년 담화에서 "나는"이라는 주어를 써서 "이런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여기서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직접 사죄를 했지만, 아베 총리는 무라먀아 전 총리를 비롯해 앞선 총리가 반복해 사죄했다고 소개하면서 자신의 사죄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대전에서의 행위'라는 표현 역시 무라야마 전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전쟁 중 일본의 행위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며 아시아 국가에 큰 고통을 준 것이라고 인정한 것에 비춰보면 크게 후퇴했다.

아베 총리는 작년 2월 국회에 출석해 무라야먀 담화를 인용하면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라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빼고 말했는데 이들 표현을 끝까지 거부한 셈이다.

그는 14일 발표한 담화에서 "이런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이는 데 그쳤다.

그동안 식민지 지배와 침략, 사죄를 명시하지 않고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로서 계승한다'며 두루뭉술하게 말했는데 여기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전장의 그늘에는 심각하게 명예와 존엄을 훼손당한 여성들이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일본의 주요 역사 단체가 위안부 강제 연행을 인정했음에도 아베 내각은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는 군, 관헌에 의한 강제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것과 같은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여성의 명예와 존엄을 언급한 것은 구색 갖추기나 '면피성' 발언이라는 지적도 예상된다.

여기에 아베 총리가 "그 전쟁과 아무 관계가 없는 우리 자식이나 손자, 그리고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한 대목은 그나마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언급의 진의조차 의심하게 한다.

아베 총리는 "일본인은 세대를 넘어 과거의 역사를 정면에서 마주해야 한다"고 그럴 듯하게 얘기했으나 직시해야 할 가해 행위를 분명히 밝히지 않아 공허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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