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일본, 러 부총리 쿠릴열도 방문 싸고 신경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4 00: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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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총리도 재방문 계획…영유권 분쟁 일환

러시아-일본, 러 부총리 쿠릴열도 방문 싸고 신경전

메드베데프 총리도 재방문 계획…영유권 분쟁 일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정부 인사가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방문하는 문제를 두고 양국이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유리 트루트녜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 대표가 쿠릴열도 4개섬 가운데 하나인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을 방문한 데 대해 항의했다.

트루트녜프 부총리는 전날부터 이 섬에서 열리고 있는 자국 애국 청년 조직의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도쿄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달 말 조만간 쿠릴열도를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다른 정부 인사들도 그렇게 할 것을 촉구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대통령이었던 지난 2010년 11월 쿠릴열도의 하나인 쿠나시르(구나시리)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러시아의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쿠릴열도를 방문했다는 점을 중시, 강력히 항의했으며 이후 양국 외교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메드베데프는 이어 지난 2012년 7월 총리 자격으로 또다시 쿠나시르 섬을 찾아 일본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그랬던 메드베데프가 일본 측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쿠릴열도의 이투룹 섬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일본도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메드베데프 총리의 이투룹 방문 계획 발표 이후 이 계획을 중단할 것을 러시아 정부에 정식으로 촉구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외무상은 "(메드베데프 총리의 방문은) 북방 4개 섬에 관한 일본의 입장과 어긋나며 국민감정에 상처를 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나탈리야 티마코바 러시아 총리 공보실장은 "메드베데프 총리는 러시아 영토 내를 여행하는 경로를 스스로 결정할 것이며 외부의 조언이 필요없다"고 맞받아쳤다.

일본은 메드베데프 총리가 실제로 쿠릴열도를 방문할 경우 다음달 초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자국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영토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를 정부 인사가 자주 방문함으로써 실효 지배중인 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러시아의 속내를 읽고 있는 일본은 러시아 인사의 열도 방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서북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이투룹,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등 남부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어왔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쿠릴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쿠릴열도가 2차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 배상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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