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프 이란 외무, 시아파 벨트 돌며 결속 강화
레바논·시리아 방문…지원 약속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부터 레바논과 시리아 방문에 나섰다.
이들 국가는 이란의 영향력이 커 이른바 '시아파 벨트'로 불리는 곳이다.
지난달 14일 핵협상 타결 뒤 이란이 제재 해제의 반대급부로 이들 국가의 반서방 성향의 정치적 세력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점을 고려, 결속을 다지는 외교 행보로 풀이된다.
자리프 장관은 11일 오후 베이루트에서 탐맘 살람 레바논 총리를 만나 "'저항'의 좋은 본보기인 레바논과 협력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이란은 레바논을 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외부 세력(사우디아라비아·미국)이 레바논의 내정에 개입해선 안 된다"며 "이란은 레바논의 각 정파가 대화와 이해로 정치적 해법을 찾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또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 세예드 하산 나스랄라와도 만나 "중동의 문제는 이스라엘의 분열 정책으로 빚어졌다"고 비판한 뒤 대화와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빚고 있으며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도 무력 지원하는 조직으로 사우디와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어 12일 다마스쿠스를 방문, 왈리드 알무알렘 외무장관 등 시리아 고위 인사와 회담한다.
이와 관련, 이란 외무부는 자리프 장관이 4개 주요 안건으로 구성된 시리아 사태 해결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 해결안이 완성되면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3월 시리아가 유엔에 제안한 즉각적 휴전, 통합 정부 구성, 소수민족·종파 보호, 유엔 감시하 총선 등을 골자로 하는 시리아 해결안을 최근 상황에 맞게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리프 장관은 9일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핵합의안 때문에 우방에 무기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자리프 장관의 방문 직전인 이날 오전 다마스쿠스의 부유층 거주지역에 50발 정도의 포탄이 떨어져 1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시리아 국영방송은 이 포격으로 사망자 4명, 부상자 58명이 발생했다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이란에 적대적인 반군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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