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이번주 여름휴가…대선출마 '막판 장고'
엇갈린 관측 속 휴가 끝나고 입장 표명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대선 출마 여부를 저울질해온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이번 주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번 주말까지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AP 통신 등 미국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이번 휴가는 바이든 부통령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결정적 한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내년 초 경선을 치르는 뉴햄프셔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후보등록이 오는 11월 마감될 예정이어서, 자금 모금과 경선 준비일정을 감안한다면 가부(可否)간에 조속히 결정을 내려야할 상황이다. 바이든 부통령 스스로도 여름이 끝나기전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해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와 불출마 가운데 어느 쪽으로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이지만, 종전에 비해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게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바이든 부통령 주변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경선 캠프에 참여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잇따라 이력서를 보내오고 있고 바이든의 오랜 후원자들도 대선 출마 시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뜻을 전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이 공식으로 참모들에게 경선캠프를 조직하라고 요청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후보등록 시한을 물어보는가 하면 선거자금 모금 방법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는 게 익명을 요구한 측근들의 전언이다.
바이든 부통령이 자신의 중요한 정치적 행로를 결정할 때 주로 가족들에게 의지해온 점도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5월 뇌종양으로 사망한 둘째 아들 보 바이든이 대선에 다시 출마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이것이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 검토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는 백악관의 '구속된 삶'이 싫다며 출마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부통령이 민주당 경선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실 경우 입을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1988년과 2008년 등 두 차례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여동생 발레리 바이든 오웬스는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원칙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자금모금과 당내 지지기반 확보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은 출마선언으로 필요한 자금모금과 경선조직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민주당 전략가인 행크 쉐인코프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싫어하는 돈 많은 후원자들을 규합한다면 금방이라도 엄청난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초기 대세론을 구가하던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점도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 검토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 모두와 가까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보이지 않는 교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를 선언할 경우 민주당의 경선판이 일거에 재편되고 클린턴 전 장관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의 '장고'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에 워싱턴 정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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