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승전기념식…'미중+남북일러' 외교득실 셈법 분주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0 16:29:23
  • -
  • +
  • 인쇄
中 '꽃놀이패'·'패권전쟁' 美 경계…한일은 신경전

中승전기념식…'미중+남북일러' 외교득실 셈법 분주

中 '꽃놀이패'·'패권전쟁' 美 경계…한일은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다음 달 3일 중국의 항일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놓고 동북아 주변국이 외교적 득실을 놓고 주판알 튕기기에 바쁘다.

사실상 역내 패권경쟁에 나선 미중은 물론 남과 북, 일본, 러시아 등이 이번 행사를 둘러싸고 복잡한 외교게임을 벌이는 모양새다.

우선 주최 측인 중국은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측으로서는 꽃놀이패를 쥐고 흔드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항일승전 70주년 행사 자체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두고 있지만 열병식 등을 통해 군사적 패권을 과시하고 역내 주도권 선점 의도를 깔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 우방인 북한과 러시아는 물론, 한국과 일본까지 기념식에 참석하게 함으로써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을 이완시키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중국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윤병세 외교부장관과의 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참석에 대한 기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중국 측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승전 기념행사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정부는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 행정부의 침묵에는 이번 중국 측 행사를 보는 경계감이 묻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갈등 중인 미국으로서는 열병식이 포함된 중국 측의 승전행사에 참석하는 데 대해 거부감을 느낄 수 있고, 한미일 삼각 공조에 대한 중국 측의 이완 의도에 경계감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 대신 주중 미대사 등 격을 낮춰 참석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의 미묘한 신경전 속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 여부도 주목된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제반 사항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원칙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정부는 오는 14일 아베 총리의 종전 70주년 아베 담화, 아베 총리 및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참석 여부, 동맹관계인 미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중국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8·15 광복절 이후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베 총리가 아베담화에서 무라야마 담화 등을 비롯해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분명하게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더라도 아베 총리와 대면하는데 부담이 줄어들고, 반대로 아베담화가 크게 미흡하면 아베 총리를 만나기 상당히 껄끄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베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까지 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불참하면 지난 4월 반둥회의에서의 중일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외교적 고립 우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하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게 참석하게 되면 상해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참석은 그동안 악화일로를 걸어온 북중관계를 감안할 때 현재 장담하기는 어렵다. 북측도 현재까지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중의 여러 움직임이 관계개선을 위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 제1위원장의 참석 여부 역시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그동안 참석을 위해 외교책사로 불리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을 중국에 보내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여왔다.

아베 총리는 방중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의 요구는 외면한 채 '마이 웨이' 행보를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의 항일승전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말 것을 미국 측이 외교 경로로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이 같은 한일간의 고도의 신경전 속에 일본 측의 '교란작전' 차원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물론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도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최근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방중 카드가 완전히 물 건너갔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 등 서방세계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연장선에서 참석해 공고한 연대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