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업계 '인터넷 은행' 진출 가시화…탐색전 활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0 0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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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KT·SK플래닛·NHN엔터, 금융사와 짝짓기 한창


ICT업계 '인터넷 은행' 진출 가시화…탐색전 활발

다음카카오·KT·SK플래닛·NHN엔터, 금융사와 짝짓기 한창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한지훈 윤보람 기자 = 인터넷 전문은행의 예비인가 신청 기일을 앞두고 참여를 원하는 금융회사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간 물밑 '짝짓기'가 한창이다.

금융당국은 9월 말 사업자들로부터 예비인가 신청을 받아 연내 1∼2곳에 예비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지분 융합을 강조하기 때문에 증권회사가 최대 주주로 나서고 ICT 업체와 은행이 2대, 3대 주주인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 금융산업에 지각 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업계에서 어떤 강자들끼리 손을 맞잡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CT 업체로는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일찌감치 공식화한 다음카카오[035720]와 KT[030200] 외에 SK플래닛도 금융권의 구애를 받으며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이다.

다음카카오는 한국금융지주[071050]와 함께 가장 먼저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했다.

한국금융지주가 지분의 50%를 소유하는 1대 주주로 참여하고 다음카카오는 10%의 지분을 갖는 형식이다.

나머지 지분은 다음카카오 이외의 IT 업체가 30%를,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이 10%를 갖는 방식으로 컨소시엄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는 애초 금융당국이 인터넷 전문은행 지분 소유 제한(의결권 지분 4%, 비의결권 지분 10%)을 푸는 은행법 개정이 이뤄지면 진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시기가 늦어질 것을 우려해 컨소시엄을 먼저 구성한 뒤 나중에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카카오는 오래전부터 핀테크 관련 사업을 다방면으로 펴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공개 석상에서 "저희가 가진 이용자 기반과 모바일 노하우에 금융 인프라와 보안 기술이이 합쳐진다면 획기적인 (은행)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금융사인 BC카드를 계열사로 거느리는 KT는 그룹 시너지 효과와 새로운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일찌감치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해 은행 지분을 최고 4%밖에 보유하지 못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이 유망하다고 보고 진출을 결심한 것이다.

KT는 현재 그룹 내 TF를 만들어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든 다른 금융회사와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강점을 가진 데다 정부가 재정 안정성 등을 중요한 선정 기준으로 삼고 있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다른 금융사들 사이에 KT와 서로 제휴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017670]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은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회사 측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플랫폼 업계의 화두인 만큼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037620]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합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가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성과를 내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사업 확장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종합 ICT 기업을 천명하고 나선 NHN엔터테인먼트[181710]도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안현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참여를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준비가 진행되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최근 출시한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에 집중한 뒤 추후 사업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인터넷 전문은행에 진출하면 가장 막강할 것으로 꼽혔던 네이버는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금융회사들의 구애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이동통신사들도 KT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신중한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시장 동향을 주시하며 원론적인 수준에서 사업을 검토하는 단계다.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컨소시엄 구성에 적극적인 만큼 SK텔레콤이 직접 은행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032640]도 현재까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한 사항이 없다. 간편 결제 서비스인 '페이나우'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관련해 ICT 업체들이 갖는 강점은 방대한 이용자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망과 다양하고 안정적인 플랫폼, 고도화된 빅데이터 활용 기술 등이다.

기존 은행과 비교할 때 얼마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이런 부분이 약한 금융회사들의 구애가 이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성장 정체에 빠진 ICT 업계 입장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새로운 핀테크 사업에 진출할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다.

양쪽의 강점이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원활하게 섞인다면, 오프라인 위주이자 고객 주도였던 기존 은행의 제한적 사업 테두리를 넘어 더욱 편리하고 고도화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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