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 50% 보장할 테니 투자해"…237억 꿀꺽한 부부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10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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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출 담당 직원 사칭해 투자 유도…161명 피해
시중은행 상담사도 집 저당 잡히며 23억원 사기당해


"이율 50% 보장할 테니 투자해"…237억 꿀꺽한 부부

저축은행 대출 담당 직원 사칭해 투자 유도…161명 피해

시중은행 상담사도 집 저당 잡히며 23억원 사기당해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저축은행 대출 담당 직원을 사칭해 투자하면 원금의 50% 이상을 이자로 주겠다며 피해자들을 꼬드겨 돈을 가로챈 부부 사기꾼이 쇠고랑을 찼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의 한 저축은행 여신담당 특수팀 직원을 사칭해 이같은 방식으로 작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161명에게 237억여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양모(33·여)씨를 구속하고 남편 이모(32)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자신이 속한 팀에서 신용이 좋지 않지만 유동 현금이 많은 자영업자에게 고이율로 급전을 빌려주는데 고수익이 난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투자할 경우 원금을 보장하고 원금의 50% 이상을 수수료로 얹어 주겠다고 꼬드겼다.

조사결과 양씨는 저축은행 직원은커녕 강남의 한 대부업체에서 잠시 일한 경력이 전부인 사기꾼이었다.

양씨는 대부업체에서 알게 된 각종 전문 금융 용어를 화려하게 구사하고, 집에서 위조한 원금보장 보험증권과 회사 직인, 인감 등을 보여주면서 피해자를 속였다.

주로 지인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양씨 부부는 한 외국계 다단계 회사에 판매원으로 등록, 금전적 여유가 있어 보이는 회원들에게 접근해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양씨 부부는 범행 초기 일부 피해자에게 원금보다 많은 액수를 꼬박꼬박 이자로 줬고, 이같은 일이 입소문을 타 더 많은 피해자가 모여들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투자처를 물색하던 피해자들은 고이율에 눈이 멀어 저축은행 사업인 줄로만 믿고 큰 의심 없이 양씨에게 거액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피해 금액이 가장 큰 A씨는 양씨의 남편인 이씨의 지인이자 시중은행 상담사로, 자신의 집과 가족 재산을 저당 잡혀가며 49차례에 걸쳐 23억원을 이들 부부에게 맡겼다.

양씨 부부는 A씨에게 오랫동안 투자금과 이자 지급을 미루던 끝에 사기였음을 털어놨고, A씨가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부부의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생후 18개월 된 자녀를 둔 이들 부부는 가로챈 돈을 지급 기일이 다가온 피해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돌려막기'에 쓰거나 생활비로 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여죄를 확인 중이다. 또 원금보다 많은 이자를 챙긴 피해자들에게 세금탈루 등 혐의가 있는지도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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