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누린 특혜, 내 고향 몽골에 돌려줘야죠"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9 06: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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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 기부 앞장서는 광운대 유학생 삼보 볼간타미르
△ 'I♥MONGOLIA' 모국에 기부한 광운대 몽골 유학생들 (서울=연합뉴스) 지난 6월 광운대 몽골학생회는 몽골 울란촐로트 쓰레기마을 아이들에게 농구장을 지어주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티셔츠를 구매해 모은 성금을 전달했다. 사진 앞줄 맨 왼쪽이 삼보 볼간타미르. 2015.8.9 << 렛츠코몽 제공 >> photo@yna.co.kr

"한국에서 누린 특혜, 내 고향 몽골에 돌려줘야죠"

모국 기부 앞장서는 광운대 유학생 삼보 볼간타미르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몽골은 제가 몸을 묻을 땅이잖아요."

광운대학교 몽골학생회를 이끌며 3년째 모국을 위한 기부 활동을 벌이는 몽골 출신 유학생 삼보 볼간타미르(27)씨의 말에 결연함이 묻어났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속의 그는 'I♥MONGOLIA'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몽골학생회가 6월 한국-몽골 교류단체 '렛츠코몽'의 '쓰레기마을 농구장 건립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몽골 쓰레기마을은 울란촐로트 지역의 쓰레기처리장 근처에서 고철을 주워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극빈층 마을을 말한다.

렛츠코몽은 그곳의 어린이들만이라도 깨끗한 곳에서 놀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I♥MONGOLIA' 티셔츠를 제작·판매해 농구장 건립 기금을 마련했다.

몽골학생회 학생들도 동참해 13만원을 보탰다. 이는 몽골 돈 약 22만 투그릭으로, 물가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돈 60만∼70만원에 해당한다.

몽골학생회의 기부 활동은 2013년 삼보씨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당시 삼보씨는 밥을 먹다가 문득 자신이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맛있는 한국 음식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이렇게 좋은 밥 먹고, 좋은 물 마시는 게 고향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몽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처음 시도한 것은 책 기부였다. 공부하면서 사들였지만 시간이 지나 안 보는 책들을 모은 것이다.

한국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에 인문학부터 사회과학까지 각 분야의 책들이 파란색 이삿짐 상자 하나를 가득 채웠다.

몽골학생회는 이 책들을 몽골 최고 권위의 대학인 울란바토르대학교로 보냈다.

지난해에는 다른 학교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학생회 소속 학생들 각자가 교회 등에서 개별 활동을 했다.

올해 봄 광운대 몽골 학생들이 오랜만에 다시 뭉쳤다. 몽골의 어린이날인 6월 1일에 맞춰 울란바토르의 고아원에 선물을 보내기 위해서다.

4월 25일 서울 동대문구 몽골타운에서 한국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버스킹(길거리 공연)으로 20만원을 모은 뒤 축구공과 농구공, 퍼즐, 그림책을 사서 보냈다.

이어 6월에는 쓰레기마을 농구장 건립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한 이유를 묻자 삼보씨는 "지금 몽골은 빈부 격차가 너무크다"며 "우리나라의 미래만큼은 지금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머가 꿈이었던 그는 광운대에서 미디어영상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 계기도 몽골의 현실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 때문이었다.

졸업 후 계획에 대해 삼보씨는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몽골을 위한 것"이라며 "한국에서 일하면서 몽골 복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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