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농경지에 멧돼지 등 유해 야생동물 '극성'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9 07: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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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폭음기도 소용없어…파주·양주시,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운영
△ 의정부 도심에 나타난 멧돼지 (의정부=연합뉴스) 최근 경기 북부 지역에서 도심에 멧돼지가 잇따라 나타나 시민을 놀라게 하고 있다. 사진은 10일 오전 0시께 의정부시 의정부소방서 앞에서 택시와 충돌한 멧돼지를 소방관들이 제압하는 모습.2015.4.10<<의정부소방서>> jhch793@yna.co.kr

경기북부 농경지에 멧돼지 등 유해 야생동물 '극성'

울타리·폭음기도 소용없어…파주·양주시,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운영



(의정부=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는 강영규(75) 할아버지는 최근 쑥대밭으로 변한 밭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10여 일 전부터 출몰하기 시작한 고라니 떼가 350여㎡ 규모의 고구마 밭을 마구 파헤쳐 엉망으로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강 할아버지는 "해마다 멧돼지, 고라니 피해를 봤지만 올해처럼 심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접한 법원읍 가야1리 박승열(75) 할아버지의 850㎡ 고구마밭과 고추밭도 상황은 비슷하다.

박 할아버지는 "멧돼지 출몰이 서너 차례 되풀이되면서 고추밭이 군데군데 폭격을 맞은 것처럼 파헤쳐졌다"고 전했다.

또 "밭 주변으로 울타리를 치고 라디오를 크게 틀어놔도 소용이 없고, 저녁에 전등불을 밝히고 있지만 허사였다"고 덧붙였다.

인근 양주시 백석면 복지2리 마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마을 성덕현 이장은 "최근 마을에 멧돼지와 고라리 떼가 출몰해 3천500㎡의 고추밭과 고구마밭, 옥수수밭을 망쳐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멧돼지 떼가 한 번 밭을 훑고 지나가면 애써 지은 농작물 가운데 건질게 없다"며 "허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처럼 경기북부지역 산간 농경지 곳곳에 멧돼지나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출몰, 농작물을 훼손하고 있어 농민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야생동물을 대비해 울타리를 치거나 폭음기나 허수아비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

지난 6∼7월 양주시와 파주시에 접수된 유해 야생동물 피해신고 건수는 각각 30건과 25건에 달했다.

농민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이들 시는 베테랑 엽사 등으로 '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을 조직, 농경지 주변에 출몰하는 유해 야생동물을 포획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개체 수가 많다 보니 피해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파주시의 한 관계자는 9일 "올해 잇따른 총기사고로 인해 총기 안전관리가 강화되면서 전국 산간지역의 노루와 까치, 고라니 등 유해 야생동물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포 소지 허가를 받은 농민의 포획 신청이 들어오면 마을 단위로 허가 구역을 확대해 퇴치 효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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