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담화 마지막 저지선 '공명당 변수' 주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9 22: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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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여당 협의때 사죄·식민지배·침략 반영 요구
아베 '지지층 결속'·'공명과 타협통한 안전운행' 사이서 고민할듯
△ 일본의 집권 자민당 총재인 아베 신조(安倍晋三·오른쪽) 총리와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가 작년 12월 총선에서 승리한 뒤 연립정권 합의문에 서명하고 악수하는 모습.(교도.연합뉴스.자료사진)

아베담화 마지막 저지선 '공명당 변수' 주목

연립여당 협의때 사죄·식민지배·침략 반영 요구

아베 '지지층 결속'·'공명과 타협통한 안전운행' 사이서 고민할듯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14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쳐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아베담화)의 '마지막 저지선'인 일본 연립여당 공명당의 역할이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밤 공명당 수뇌부와의 회동때 '사죄'는 빠지고 '식민지배와 침략'도 제대로 명기되지 않은 담화 초안을 제시한 것으로 아사히 신문에 보도됐다. 이에 대해 공명당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에 의하면,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는 사죄의 뜻을 담화에 넣을 것과 식민지배와 침략이 그 사죄의 대상임을 분명히 할 것 등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더불어 한국·중국과의 관계를 감안한 담화를 낼 것을 주문했다.

종교단체 창가학회(創價學會)를 지지 모체로 둔 공명당은 중·참 양원 의원 55명을 보유, 406명의 자민당과 세력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각의의 의결 원칙이 만장일치제이기 때문에 각료 중 1명(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상)이 공명당 소속인 이상 아베 총리는 양당간 견해가 엇갈리는 사안에서 공명당을 무시할 수 없다.

창가학회의 초대 회장인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1871∼1944)가 전쟁 시기 일본 정부의 종교 탄압으로 옥사했기 때문에 공명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일본이 1930∼1940년대 저지른 전쟁은 '잘못된 침략전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더욱이 공명당은 2013년 특정비밀보호법과 현재의 집단자위권 법안 등 아베 총리의 보수 어젠다에 협조하면서 '평화정당'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종교로 결속된 지지기반이 탄탄한 공명당이지만 최근 아베 내각의 '폭주'에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인상이 강해지자 당과 창가학회 내부에서 위기의식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이번 아베 담화에서 공명당이 친 '저지선'이 단순히 '기록 남기기용' 정도가 아니라 일정한 제동장치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아베 총리는 현재 사활을 걸다시피한 집단 자위권 법안을 놓고 여론의 저항에 봉착해 있다. 그런 만큼 이 국면에서 우파가 만족해할 만한 담화를 냄으로써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는 쪽과, 공명당과의 타협을 통해 국내외에서 파장을 줄일 수 있는 내용의 담화를 내는 쪽 중 어떤 방안이 유리할지 막판까지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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