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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 경찰의 비밀 심문 시설로 알려진 호먼 스퀘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미국 시카고 경찰 비밀 심문시설 억류 82% 흑인"
오바마 행정부 초대 비서실장 이매뉴얼 시장 임기에 집중 발생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경찰이 도심 인근에 인권 유린이 자행되는 비밀 심문 시설을 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이어 이 시설을 거쳐간 이들의 80% 이상이 흑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인용해 "지난 10년간 시카고 경찰의 비밀 시설에서 심문을 받은 범죄자 3천500명 가운데 82%가 흑인, 백인은 단 8.5%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2010년 미국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카고 시의 흑인 인구는 약 33%다.
가디언은 '정보자유법'(FOIA)에 따라 최근 입수한 기록을 토대로 "이 시설에 억류된 용의자가 불균형적으로 소수계에 집중돼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시카고 경찰이 '호먼 광장'으로 알려진 이 시설에 사건 용의자들을 며칠씩 잡아놓고, 외부와의 접촉을 단절시킨 상태에서 조사를 벌였으며, 이 곳에 억류된 이들은 소위 '블랙 사이트'(Black Site)로 불리는 CIA 시설에서 심문받는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시카고 주민들은 호먼 광장을 고문과 인권 유린이 자행된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내 테러범 수용소에 비유하면서 폐쇄 요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문제가 된 대부분의 사례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 임기 중 발생했다는 사실이 관심을 모았다.
이매뉴얼은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프리미엄으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지난 2011년 시카고 시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임기 4년을 거치면서 흑인 저소득층을 외면하고 치안 개선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로 인해 지난 봄 치러진 재선에서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이매뉴얼 시장은 호먼 시설에서 인권 침해 등 잘못된 행위가 결코 없었다며 가디언 측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규칙을 준수했고, 정해진 지침에 따라 경찰 업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형사 소송 변호사 앤서니 힐은 "범죄 용의자들은 소총과 방탄 조끼를 입은 경찰에 의해 마치 납치되듯 순찰차 뒷자리에 던져져 시설로 끌려왔다"며 "고도로 군사화돼있으며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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