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직도 투표 장애물 많아…투표권 포기 말라"
투표권법 50주년 행사서 '국가 유권자 등록일' 지정 제안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이론적으로는 모두가 투표권에 찬성하지만, 실제로는 일부러 사람들이 투표를 하기 어렵게 하려는 주(州) 의회들이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흑인 등 소수민족의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 제정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몇몇 주가 추진하는 투표 관련 법안들을 겨냥해 이같이 지적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일부 주 의회가 투표시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첨부된 신분증을 반드시 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른 시간대 투표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놓은 데 대해 "가난한 사람, 노인, 노동자 계층의 유권자들을 차별하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내년 대선에서 15개 주가 이런 내용의 투표 제한을 가할 전망이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투표권 제한 시도를 무력화할 투표권법 개정안을 미 연방 의회가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13년 대법원이 투표권법 주요 조항들에 위헌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서도 투표권을 더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50년 전 투표권법 제정을 "거대한 진전"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어렵게 얻어낸 투표권을 모든 시민들이 행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많은 사람들이 법에 의한 제약보다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투표할 권리를 스스로 박탈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흑인을 비롯해 미국인들이 투표권을 더 많이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오는 9월22일을 '국가 유권자 등록일'로 정할 것을 제안하면서 "모두가 투표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기념행사에는 1965년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셀마 행진'에 동참하고 흑인 권리문제를 위해 싸우다 여러 차례 투옥됐던 존 루이스(민주·조지아) 하원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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