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동중국해 가스전' 신경전…'아베 담화'도 논의한듯
미일-중, ARF서 '남중국해 인공섬' 놓고 연일 격돌(종합2보)
케리·기시다 "용납할 수 없다"…왕이 '역사'·'아시아안보관'으로 역공
중-일, '동중국해 가스전' 신경전…'아베 담화'도 논의한듯
(하노이·베이징=연합뉴스) 김문성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이 6일 남중국해 분쟁도서의 인공섬 건설 문제,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문제 등을 놓고 미국, 일본과 다시 한 번 격돌했다.
미국, 일본은 도발적 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중국은 '아시아 안보관'과 '역사 문제' 등을 동시에 언급하며 역공을 펼쳤다.
AP 통신, 홍콩 봉황망(鳳凰網) 등에 따르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에 대해 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적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섬 건설 등 간척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역시 중국과의 양자 고위급 접촉에서 남중국해 인공섬 문제를 직설적으로 거론하며 미국과 함께 협공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이날 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은 "용납할 수 없고 우려스럽다"고 밝혔다고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일본 지지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개발'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일본은 전날에도 양자, 다자무대 등에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시설물 군사화에 우려를 표명했고, 중국은 이에 대해 '역외국가'라는 표현을 동원해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노출했다.
중국은 특히 이날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과거사 교훈'과 아시아 국가 간의 협력에 초점을 맞추며 미국과 일본에 반격을 가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회의에서 "올해는 세계반파시즘전쟁(2차대전) 승리 70주년"이라며 "이런 중요하고 특수한 시기에 각국은 역사적 교훈으로부터 중요한 경험을 흡수하고 신형 국제관계체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2차 대전 종전 이후 전세계 지정학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바로 '아시아의 굴기(堀起·우뚝 일어섬)"라며 이 지역의 정치, 경제, 안보분야에서의 협력을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해 해결한다'는 이른바 '아시아 안보관'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5월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에서 제창한 개념으로, 미국의 적극적인 아시아 개입과 대중 포위 전략을 겨냥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이번 중일 고위급회담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 발표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아베 담화' 문구 조정 등에 대해서도 긴밀한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1시간 가량 진행된 회담이 끝난 뒤 봉황망 기자와 만난 왕 부장은 역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고, 중국과 세계는 모두 일본의 태도와 다음 단계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공동인식을 달성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그렇게 쉽겠느냐"고 대답했다.
아베 총리의 '9월 방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 문제와 관련된 것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아베 총리의 '9월 방중'에 대해 "전혀 들어본 바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어, 가까운 시점에 아베 총리의 방중이나 중일 정상회담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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