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세계를 유혹한 '세기의 섹시 아이콘'
(서울=연합뉴스) 1962년 8월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메릴린 먼로(1926∼1962)의 주치의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먼로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먼로는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알몸으로 누운 채 숨져 있었다.
'세기의 섹시 아이콘' 먼로가 36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자 전 세계 영화팬은 큰 충격에 빠졌다. 공식적인 사인은 약물 과다 복용. 하지만 지금도 미국 정보 당국이 살해했다는 설 등 갖가지 음모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먼로는 1926년 6월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노마 진 베이커(Norma Jeane Baker). 불우한 어린 시절은 그녀의 삶에 걷히지 않는 그늘을 만들었다.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정신병. 고아나 다름없던 먼로는 '꿈의 공장' 할리우드로 갔다.
단역을 전전하던 그녀는 1953년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7년 만의 외출', '뜨거운 것이 좋아' 등에 출연하며 눈부신 금발과 뇌쇄적 눈빛, 터질듯한 몸매로 수많은 남성팬을 사로잡았다.
전설의 강타자 조 디마지오(1914∼1999),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유명한 극작가 아서 밀러(1915∼2005) 등과 결혼했지만,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존 F. 케네디(1917∼1963) 대통령,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1925∼1968) 등과 숱한 염문을 뿌렸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1954년 2월 미군 위문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영화보다 더 극적인 삶과 의혹에 싸인 죽음은 먼로를 할리우드 전설로 만들었다. 지하철 통풍구 바람에 치마가 휘날려 올라가면서 허벅지를 한껏 드러낸 '7년 만의 외출'의 한 장면부터 앤디 워홀(1928∼1987)의 팝아트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영화와 예술작품 속에서 다채롭게 변주되며 20세기 문화 아이콘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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