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쿠바 체 게바라 초상화 앞에서 미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5 04: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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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혁명광장에 있는 내무부 건물에 쿠바 혁명의 상징인 체 게바라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쿠바=연합뉴스)

교황, 쿠바 체 게바라 초상화 앞에서 미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다음 달 쿠바를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도 아바나의 혁명 광장에 있는 체 게바라의 초상화 앞에서 미사를 집전할 계획이다.

쿠바 정부는 교황의 미사를 위해 혁명 광장에 제단을 설치하고 있다고 중남미 뉴스를 전하는 텔레수르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 방문에 앞서 다음 달 19일 쿠바를 방문해 아바나를 포함한 3개 도시에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특히 제단은 쿠바 혁명의 상징인 체 게바라의 대형 초상화와 36m 떨어진 곳에 설치되고 있다고 텔레수르는 전했다.

체 게바라의 초상화는 혁명 광장에 있는 쿠바 내무부 건물 외벽에 철골로 만들어져 걸려 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함께 혁명을 이룩한 체 게바라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와 혁명 과업을 완수한 뒤 산업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까지 지낸 체 게바라는 볼리비아 밀림으로 숨어들어 게릴라 활동을 하다가 1967년 미국 중앙정보부(CIA)의 지원을 받은 볼리비아 정부군에 체포돼 암살당했다.

혁명 광장에 있는 이 초상화는 쿠바에서 게릴라 활동을 전개하던 체 게바라가 덥수룩한 수염에 긴 머리를 한 체 사령관의 별을 단 베레모를 쓴 모습을 쿠바 사진작가 알베르토 코르다가가 찍은 사진을 모델로 삼았다.

이 사진은 세계 젊은이들에게 저항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체 게바라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혁명 광장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하는 '특별 손님'을 위해 4천 석의 의자가 마련되는 가운데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5월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뒤 "교황과 나는 같은 예수회 출신"이라며 "가톨릭 신자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대 교황 중 요한 바오로 2세가 1998년 1월 처음 쿠바를 방문했고 이어 2013년 3월 베네딕토 16세가 두 번째로 쿠바를 찾았다.

한편, 오는 13일 89세 생일을 맞는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은 혁명 정부를 이끌면서 1967년 가톨릭계와 관계를 단절했으나 1991년 헌법에서 무신론 조항을 삭제했고 요한 바로오 2세에게 쿠바 방문을 요청해 성사시킨 뒤 그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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