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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DB) |
터키 동부는 전쟁터…PKK 연일 공격에 사태 악화
지뢰매설·자폭테러·로켓포 등 군경 상대 게릴라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군경을 상대로 무장항쟁을 재개한 지 열흘 만에 군경 사망자가 20명에 이르렀다.
주민의 다수가 쿠르드족인 동부 곳곳은 PKK가 연일 게릴라식 공격을 벌여 사실상 전쟁터가 됐으며, PKK와 가까운 쿠르드 정당의 휴전 촉구에도 공세가 계속되는 등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터키 도안통신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오전 동부 스르낙 주(州)에서 순찰 중이던 치안군 차량이 PKK가 매설한 지뢰 공격을 당했다.
이 공격으로 순찰차에 탄 치안군과 민방위 대원 3명이 숨졌고 2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치안군이 순찰하는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것은 PKK의 대표적 공격 테러 방식 가운데 하나다.
전날 밤에도 동부 최대 도시인 디야르바크르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차가 PKK가 도로에 설치한 폭탄 공격을 받아 경찰관 1명이 부상했다.
전날 동부 빙굘 주에서는 PKK 조직원들이 치안군 순찰차에 로켓포로 공격해 차량이 파손됐으며, 동부 비틀리스 주의 군병원은 PKK의 총격을 받아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일에도 동남부 마르딘 주에서 치안군 차량이 PKK가 매설한 지뢰가 터져 군인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으며, 동부 아으르 주에서는 PKK 조직원이 폭탄을 실은 트랙터로 치안군 초소를 자폭공격해 군인 2명이 숨지고 3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PKK는 지난달 20일 동남부 수루츠에서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폭테러로 시리아 쿠르드족 도시인 코바니에 자원봉사를 하려던 터키 사회주의자청년연합(SGDF) 회원 등 31명이 사망한 이후 군경을 상대로 연일 보복을 벌이고 있다.
PKK는 정부가 IS의 자폭테러를 방조했다며 지난달 21일 동부 샨르우르파 주에서 경찰관 2명에 총격을 가해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2주 동안 거의 매일 테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 25일 이라크 북부의 PKK 기지를 공습하기 시작한 이후 PKK의 공세가 강화됐으며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의 휴전 촉구에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HDP의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공동대표는 지난 2일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KK와 정부 모두 공격을 중단하고 평화협상을 재개하자고 촉구했다.
HDP 의원들은 지난 2012년부터 수감 중인 PKK의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과 정부 간 평화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HDP는 PKK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데미르타시 공동대표 등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통령제로 헌법을 개정하려는 목적으로 PKK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PKK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조기총선에서 HDP의 원내 진출을 막아 정의개발당(AKP)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AKP는 지난 6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조기총선을 AKP 단독정부를 구성해 개헌을 추진하기를 바라고 있다.
1978년 외잘란이 조직한 PKK는 1984년 8월 15일 남부 소도시 에르후와 셈딘리에서 치안군 초소를 공격함으로써 쿠르드족 분리 독립을 위한 무장항쟁을 시작했으며 지난 2013년 3월 정부와 평화안 협상 개시에 합의할 때까지 테러를 벌여 4만여명이 사망했다. 터키와 미국, 유럽연합(EU)은 PKK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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