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당국, 나집 총리 '비자금 의혹' 무혐의 결론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4 11:55:53
  • -
  • +
  • 인쇄
"총리 계좌 8천억원은 기부금"…야권 "기부자 밝혀야"

말레이 당국, 나집 총리 '비자금 의혹' 무혐의 결론

"총리 계좌 8천억원은 기부금"…야권 "기부자 밝혀야"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말레이시아 정국을 혼란에 빠뜨린 나집 라작 총리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당국이 '비자금이 아닌 기부금'이라며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고 3일 영국 BBC방송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이날 성명을 내고 나집 총리 계좌로 들어간 26억링깃(약8천억원)의 출처와 부실·비리 의혹에 휩싸인 국영투자기업 1MDB와의 관계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위원회는 성명에서 "나집 총리의 계좌로 송금된 26억링깃은 기부금으로 1MDB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내용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나집 총리는 1MDB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는 일단 벗게 됐다.

위원회는 그러나 해당 자금을 누가 기부했는지, 기부의 목적이 무엇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설명하지 않아 야권과 사회단체 등 비판 세력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나집 총리가 지난달 28일 무히딘 야신 부총리와 압둘 가니 파타일 검찰총장을 경질한 데 뒤이어 무혐의 결론이 나왔다면서, 위원회 조사와 1MDB에 대한 수사에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무히딘 전 총리는 1MDB와 관련해 나집 총리에게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하는 등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고, 압둘 검찰총장은 그동안 수사를 지휘해왔다.

이들은 또 나집 총리가 비자금 의혹을 최초 보도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 부분을 꼬집으면서 의혹을 완전히 없애려면 누가 그런 거액의 '기부금'을 냈는지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권 관련 비영리기구 국가인권사회(NHRS)는 "누구든 그런 거액을 기부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바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MDB는 나집 총리가 국내외 자본 유치와 각종 장기 개발 사업 진행을 위해 2009년에 만든 국영투자기업으로, 지난해 말 부채가 420억 링깃(12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실과 비리 관련 조사를 받게 됐다.

WSJ는 이 과정에서 나집 총리 은행 계좌에 26억링깃에 달하는 돈이 흘러들어 간 정황이 당국에 포착됐다고 보도하면서, 해당 자금 대부분이 총선 선거운동 기간인 2013년 3월에 입금된 점을 들어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다.

나집 총리는 이에 대해 정치적 반대 세력의 비방이라고 부인했으며 1MDB 역시 자사 자금이 총리에게 흘러가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