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르고 주민 뒷전…단수사태 부른 청주시 졸속행정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3 12: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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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제때 알리자 않아 주민들 '단수' 대비 못해
원인 파악 못해 800㎜ 도수관 가동 중단…총체적 부실


원인 모르고 주민 뒷전…단수사태 부른 청주시 졸속행정

'사고' 제때 알리자 않아 주민들 '단수' 대비 못해

원인 파악 못해 800㎜ 도수관 가동 중단…총체적 부실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주민을 가볍게 보고 있나.

통합 정수장 현대화사업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단수 사태와 관련, 청주시의 독단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일 통합정수장·지북정수장 도수관로(800mm·900mm) 연결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이음부 파손 사고로 3일 오전 현재 상당구 6개 동과 청원구 3개 동에서 단수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도수관로 연결은 통합 정수장 시험 가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벌여야 하는 공사다.

통합 정수장은 양질의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주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시가 야심 차게 벌이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 취지가 무색하게 주민들이 '단수 난리'를 겪으면서 완공 전에 생채기를 남겼다.

시는 이번 공사를 벌이면서 시민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겼다.

모든 일에는 변수가 존재함에도 공사 안내를 소홀히 했다. 사고 후 대처 역시 안일했다.

전명우 상수도사업본부장은 3일 사고 브리핑에서 "공사 전에 충분하게 홍보해야 마땅함에도 여건 분석 결과 단수를 하지 않고도 공사를 추진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며 홍보 미흡을 인정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정한 '무단수(無斷水) 공사'가 사고와 맞물려 결과적으로 시민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사고 후 시의 대응은 더 미숙했다.

800m 도수관로 이음부가 오전 4시 30분과 오전 9시 10분께 잇달아 파손된 것은 예기치 않은 일이었다고 칠 수 있다.

시와 공사 업체는 사고 원인을 찾고 복구하는데 열을 올렸다. 한시라도 빨리 수돗물을 정상 공급하려는 조처였다. 그런데 간과한 것이 있다.

지금은 사망자가 발생할 만큼 견디기 힘든 염천의 계절이다. 더위를 조금이라도 식혀줄 물이 없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상가들도 설거지, 청소 등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위해서는 수돗물이 필수다.

그렇다면 기상특보처럼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 등을 통해 사고 소식을 재빨리 알려 피해 지역 주민들이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

1차 사고 후 단수 발생을 즉각 알렸더라면 수돗물을 받아놓을 수 있었다.

시가 '상수도관 사고' 소식을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린 것은 전후 사정을 몰랐던 주민들이 온갖 불편을 겪은 후인 오후 5시께였다.

이후 저지대 지역은 자정까지 정상 급수가 가능하다고 추가 통보했고, 일부 아파트는 이를 토대로 입주민들에게 안내 방송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빈말'이 됐다.

저지대 아파트에 수돗물이 평소의 절반 세기로나마 공급 재개된 것은 시간이 한참 지난 3일 오전 6시께였기 때문이다.

시는 휴가 중인 이승훈 시장을 대신해 전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시는 800mm 도수관의 통수를 중단한 채 900mm 도수관만 사용해 제한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시는 수압 등을 거론하고 있을 뿐 800mm 이음부가 연이어 파손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3차 통수 시도를 했다가 잘못되면 900mm 관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정수장으로 연결되는 800mm와 900mm 합수관을 분리할 예정이다. 이 경우 800mm 관을 110m 구간에 새로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수도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수돗물 정상 공급이 최우선 과제"라며 "수돗물 공급을 재개한 뒤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주민 피해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는 단수 피해 지역 주민에게 수도요금을 일부 감면해 주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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