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도 열차 좋아하세요?"…친선특급서 열린 깜짝 간담회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31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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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차에서 열린 간담회 (바르샤바<폴란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30일(현지시간) 오후 폴란드 바르샤바를 출발해 독일 베를린으로 향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열차 안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대학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학생 임재영 씨 , 윤병세 장관, 대학생 권혜진·남지은 씨, 최연혜 사장, 대학생 탁현준·백지은 씨.

"장관님도 열차 좋아하세요?"…친선특급서 열린 깜짝 간담회

윤병세 장관·최연혜 사장, 20대 청년들과 객실대화 가져



(유라시아 친선특급=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동독과 서독이 분단됐을때도 철도는 연결돼 있었잖아요?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그래서 중요한 것 같아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30일(현지시간) 오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종착지인 베를린으로 향하는 열차 내에서 친선특급에 참가한 20대 청년 5명과 깜짝 간담회를 가졌다.

넓이가 채 1평이 되지 않는 4인용 객실 내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여섯 명은 친선특급을 타고 대륙을 횡단한 소감과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길 등에 대해 50여분간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윤 장관은 "통일은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유럽은 한 시간만 기차를 타면 다른 나라이고, 유럽연합(EU) 28개국이 한 나라처럼 됐지만 다양성을 갖고 있다"면서 "유라시아도 마찬가지로 친구이자 이웃이 될 사람이고 그것이 평화"라고 말했다.

그는 "철도가 연결되면 불과 2∼3시간이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갈 수 있다"면서 "동서독은 철로로 20∼30년간 교류를 지속했기에 통일이 빨라졌다. 인프라를 깔아야 하고 그것이 신뢰의 인프라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남지은(21·여·서울대 심리학1)씨는 이와 관련해 "저는 심리와 외교를 공부하는데 친선특급에 타고 처음으로 철도가 중요하다고 느꼈다"면서 "땅을 연결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깊고,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탁현준(21·상명대 노어과2)씨는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윤 장관은 "유럽은 (철도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신뢰가 서로 있었지만 남북은 분단으로 불신이 쌓여 있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기에 우리 화물과 국민의 안전에 대한 불안이 있다"면서 "여기에 대한 보장과 최소한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남북대화가 계속되고 제대로 되는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친선특급의 청년들은 특히 열차를 타고 아시아와 유럽을 횡단한 경험 자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재영(25·울산대 경영학과졸)씨는 "젊은이들이 취업걱정 등에 꿈을 찾아 해외로 진출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대부분은 등록금 벌 걱정에 해외에 나갈 기회를 포기한다"고 털어놓았다.

임씨는 "북한과의 단절 때문에 해외라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거리감이 있는데 철도가 뚫린다면 기차만 타도 여러나라를 갈 수 있어 넓은 생각을 갖고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혜진(21·여·연세대 시각디자인학과3)씨는 "비행기보다 낭만적이잖느냐"면서 "20시간 열차를 타는 대신 비행기를 타면 5시간이지만 오히려 저희는 기차에 더 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3박 4일간 계속 열차를 타야 했던 시간이 오히려 이번 친선특급에서 가장 행복했던 경험이라고 기억했다.

윤 장관은 "학창시절 오리엔탈 익스프레스와 관련된 영화가 많았는데 로망이었다"면서 "영어에 '거친 땅에서 자야 강인한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이 그런 대표적 사례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철도는 돈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보다 복지수준이 높고 잘 사는 유럽은 시베리아횡단철도 수학여행을 고생을 모르고 자란 청소년을 훈련시키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소득 4만∼5만달러인 국가의 학생들이 6인용 객차에 끼어타고 뮌헨에서 베이징, 이르쿠츠크까지 가면서 어려움을 배우는 것"이라면서 "우리 청년들도 정말 이렇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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