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리솜리조트 압수수색…10년간 농협 특혜대출 의혹(종합3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29 23: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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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부실에도 10년간 1천649억 차입…정관계 로비 수사 확대 가능성


檢, 리솜리조트 압수수색…10년간 농협 특혜대출 의혹(종합3보)

재무구조 부실에도 10년간 1천649억 차입…정관계 로비 수사 확대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김계연 기자 = 농협중앙회에서 거액의 특혜성 대출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리솜리조트가 경영진의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29일 서울 논현동의 리솜리조트 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 총 5곳에 검사와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회사 재무·회계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 계열사는 충남 태안에 있는 안면도 리솜오션캐슬, 예산 덕산 리솜스파캐슬, 충북 제천의 리솜포레스트 등이다.

검찰은 일단 신상수(58) 회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을 잡고 수사에 나섰지만, 부실한 재무구조에도 농협에서 10년 동안 거액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 농협-리솜리조트 10년간 수상한 거래…"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농협은 리솜리조트의 재무건전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거액의 대출을 강행했다.

리솜리조트는 1996년 설립돼 안면도 국제관광지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각지에 콘도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무리한 차입 경영으로 2005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공교롭게도 리솜리조트에 대한 농협의 대출액은 2005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불어났다. 그해 리솜리조트의 장·단기 차입금은 132억원으로 2004년(16억원)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2005년 발생한 차입금은 전부 농협에서 나온 것이었다.

리솜리조트의 자본잠식은 2006∼2007년까지 이어졌고 2008년에는 271억원대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농협의 대출 규모는 182억원(2006년), 457억원(2007년), 469억원(2008년)으로 오히려 증가 추이를 보였다.

농협의 대출 규모는 이후에도 매년 꾸준히 늘어 2012년 1천251억원, 2013년 1천26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리솜리조트는 같은 기간 86억원, 188억원의 영업손실로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됐다. 2013년에는 부채비율이 1만4천%까지 치솟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리솜리조트에 대한 대출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라며 농협의 대출 행태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었다.

리솜리조트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 농협에서 총 1천649억원을 차입했고 이 가운데 14%인 235억원만 상환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그동안 리솜리조트와 정상적으로 거래했고 이자나 원금 연체도 한 번 없었다. 대출도 규정에 맞게 이뤄졌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 검찰 수사, 정관계 로비로 확대되나

검찰은 농협의 비정상적인 대출 이면에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의 지시나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닌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최 회장은 2007년 12월 임기 4년의 농협중앙회 회장직에 선출된 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교인 포항 동지상고 출신으로 전 정권 실세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검찰은 대출 과정에서 실무진의 반대에도 최 회장이 대출을 밀어붙였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최 회장과 리솜리조트 신 회장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작년에는 최 회장의 무리한 대출 지시에 반대한 직원이 해고됐다가 법원에서 복직 판결을 내린 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 횡령 의혹으로 시작된 이번 수사가 정·관계를 상대로 한 구명 로비 의혹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리솜리조트 그룹 자체에 혐의점을 두고 있으며 다른 의혹에 대해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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