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180m 초고층 건물 허가…"현대화" vs "괴물"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높은 건물이 거의 없어 한눈에 펼쳐지는 경관을 자랑해온 프랑스 파리에 180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라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파리 남서부에 180m 높이의 삼각형 모양 유리 건물 '트라이앵글 타워'가 세워진다.
중국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과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설계한 스위스의 두 건축가 헤르초크와 드 뫼롱이 설계에 참여했으며 5억5천500만 달러(6천400억원)가 투입된다.
파리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건 40여 년 만이다. 몽파르나스 타워가 1973년 지어진 뒤 36m 높이 이상의 건물 신축이 불허되다 2010년 고도제한이 풀렸다.
트라이앵글 타워도 두 차례 표결 끝에 시의회를 통과했다. 9년 전 처음 신축 얘기가 나와 지난해 11월 시의회에 올라갔으나 부결되고 이번에 어렵사리 가결됐다.
트라이앵글 타워 건설은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강력하게 밀고 있다. 이달고 시장은 타워 신축으로 사무공간과 고급 주거공간, 레저용 시설 등을 확보할 수 있어 경제적 가치가 크다고 주장했다.
장 루이 미시카 파리 부시장도 르몽드 인터뷰에서 "트라이앵글 타워는 정규직 3천 개를 만들어낼 것이며 외국 투자자와 건축가들에게 하나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도 상당하다. 최근 조사에서 파리시민 62%가 초고층 건물 신축 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타워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단체 컬렉티브는 "트라이앵글 타워는 현재 파리시의 문제에 답이 될 수 없다"면서 타워 신축이 일자리 창출이나 문화적 공간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건축 사학자 윌리엄 커티스는 "거대한 유리건물이 주변 지역을 두 쪽 낼 것이며 외계인 같은 모습일 것"이라며 "타워 신축의 진짜 목적은 고도제한을 제거해 탐욕스러운 개발자와 건축가에게 무질서한 초고층건물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라이앵클 타워는 내년에 착공될 예정이지만 그에 앞서 건설을 막기 위한 소송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리에는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에 참여한 건물을 비롯해 10여개의 초고층 건물이 착공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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