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외교관 "금강산 바리스타처럼 우울한 사람 없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26 07: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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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라시아 친선특급에서 강연하는 평양 주재 독일 외교관 (페름<러시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5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를 출발해 모스크바를 향해 달리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열차 안에서 평양주재 독일 대사관 얀 야노프스키 2등 서기관이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야노프스키 서기관은 9월부터 독일 외교부에서 남북한, 몽골업무를 담당하게된다. superdoo82@yna.co.kr

독 외교관 "금강산 바리스타처럼 우울한 사람 없어"



(유라시아 친선특급<러시아>=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유라시아 친선특급에 탑승 중인 얀-롤프 야노프스키(30) 평양주재 독일대사관 2등 서기관은 25일(현지시간) "금강산의 커피 내리는 법을 배운 동무들처럼 우울한 사람은 북한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얀 서기관은 이날 오후 열차내에서 가진 특별 강연에서 "(금강산 관광 당시) 커피 내리는 법을 배운 동무들이 수년째 기술을 못 써먹고 금강산에 갖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외국인이 들어오면 다도처럼 커피를 15분에 걸쳐 내려준다. 우습게 보일지 몰라도 본인들은 굉장히 진지하게 예술처럼 내리는데 너무나 감동적이고 그들에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관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끔 금강산에 오긴 하지만 수가 많지 않다보니 수년째 할 일이 없는 것"이라면서 "이들에겐 남북 협력 재개에 대한 바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강산 호텔에서 이상한 스티커를 떼 봤더니 현대아산 로고가 아래에 있었다"면서 "한국의 흔적을 지웠지만 금강산에는 여전히 화재시 119를 부르라거나 하는 등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고도 말했다.

금강산 관광은 박왕자씨 피격 사망 이후 7년 넘게 중단돼 있다.

얀 서기관은 이밖에도 ▲나선 등지에서의 DDR 유행 ▲상품광고의 등장 ▲키 크는 약 인기몰이 ▲퇴적사로 인한 흥남부두 기능 상실 등 북한의 다양한 실상을 전했다.

그는 북한내의 빈부격차와 관련해선 "북한 간부들은 금가루와 연어알을 올린 호박채를 즐겨먹는데 한 접시가 8유로, 한국돈으로 만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고,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북한 사람들이 사고 상황을 물어 오는 등 남한에 대한 관심과 동경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얀 서기관은 "다만 북한 사람들의 애국심과 자부심을 건드려선 안 된다. 자국 실정을 아는 이들조차 조국에 대한 애국심이 있다"면서 "체제 경쟁이 이미 끝난 만큼 우월한 포지션에 선 남한의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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