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신혼여행지' 몰디브 외국인에 섬 소유 허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24 11:18:20
  • -
  • +
  • 인쇄
중국·인도 힘겨루기 무대로 떠올라


'인기 신혼여행지' 몰디브 외국인에 섬 소유 허용

중국·인도 힘겨루기 무대로 떠올라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관광지로 유명한 인도양의 도서국가 몰디브가 외국인의 토지 소유 허용 조치로 중국과 인도의 세력경쟁의 무대로 떠올랐다.

몰디브 의회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들이 토지를 영구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토지의 70% 이상을 간척을 통해 조성해야 한다는 점이 전제 조건이 된 이 법안은 지난 22일 의회에서 83%의 찬성률로 통과돼 현재 압둘라 야민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리조트를 운영하는 외국 기업들에 토지를 최장 99년간 임대해주고 있는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토지를 아예 영구 소유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몰디브는 인도양 적도상에 1천192개의 작은 섬과 환초, 암초들로 이뤄져 있다.

문제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논란을 키우고 있는 중국의 인도양 진출 가능성이다.

몰디브를 자국의 세력범위에 두고 있는 인도는 중국이 이번 법안을 이용해 몰디브의 섬을 매입, 전략기지를 건설하고 인도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몰디브 야당 의원들도 이번 조치가 동서 항로에 걸쳐 있는 전략지역인 자국에 중국이 기지를 건설할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야당인 몰디브 민주당의 에바 압둘라 의원은 "인도양의 평화와 안정이 최우선"이라며 "몰디브가 냉전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중국과 인도 사이에서 힘겨루기 전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남중국해 해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국가간 영유권 논란을 거론하며 "인도는 몰디브의 이웃이고 몰디브는 남중국해에 있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몰디브의 첫 민선 대통령이었던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2012년 2월 축출된 이후 몰디브에서는 정치 소요와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으며 인도와도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다.

4개월전 나시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이후 모디 인도 총리는 몰디브 방문 계획을 연기했고 몰디브는 신공항 건설에 참여할 업체 명단에서 인도 기업을 빼버리는 것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과는 지난해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몰디브 방문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다. 시 주석이 당시 해양 및 기반시설 건설 협력을 약속하자 몰디브측은 중국의 해상 실크로드 건설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몰디브는 현재 국제공항이 있는 섬과 수도 말레를 잇는 1.4㎞의 다리를 건설하기 위해 중국의 투자유치 및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몰디브 정부는 이번 조치가 몰디브의 주권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규모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강변했다.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으로 정계 실력자인 마우문 압둘 가윰은 "대통령에게 이번 법안을 비준하기 전에 보다 심층적인 공개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켰다"며 공청회 개최를 주장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