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파워 아프리카', 공화당 태클에 차질…빈손 방문되나
미 수출입은행 재인가 보류로 아프리카 전력확충 사업 '위기'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 대륙 전력망 확충사업인 '파워 아프리카'의 차질로 사실상 '빈손'으로 이 지역 순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한 파워 아프리카 사업의 자금지원 역할을 할 미 수출입은행의 재인가를 무산시켰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 선언한 파워 아프리카는 전력 부족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민관 합동으로 투자해 전력 공급량을 두 배로 늘리는 내용의 사업이다.
오바마 정부는 이 사업에 70억 달러(약 8조1천억원)를 투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중 50억 달러(약 5조8천억원)의 자금 지원을 맡은 미국 수출입은행의 사업인가가 지난달 말 만료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미국 의회를 주도하는 공화당은 수출입은행 재인가에 부정적인 정서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수출입은행이 파워 아프리카 사업에서 승인한 돈은 1억3천200만달러(약 1천500억원)로 목표액의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출입은행은 이 사업을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은행 재인가를 받지 못하면 집행할 방도가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1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방문에서 처음 발표한 이 사업은 수출입은행 재인가 보류로 착수 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 됐다.
이에 따라 24일부터 '아버지의 나라'인 케냐와 에티오피아를 차례로 방문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아프리카의 발전을 미국의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아프리카 정상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졌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파워 아프리카 사업 코디네이터인 앤디 허스코위츠는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투자자와 사업 아이디어가 넘쳐나지만,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아프리카 전력 사업에서 미국의 기업들이 중국보다 불리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파워 아프리카 사업으로 민간 영역에서 180억 달러(약 20조9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이 중 미국에서 직접 투입된 금액이 얼마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미국 상원은 최근 수출입은행 재인가를 반드시 통과돼야 할 신속처리 안건에 추가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해 이르면 다음 주 통과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어 언제 재인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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