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상회담 성사되면 지지율 만회 카드로 사용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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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22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시진핑(오른쪽)과 아베(AP.연합뉴스.자료사진) |
'오월동주' 中日, 9월 '외교쇼' 위해 손잡나
동중국해 신경전 벌이지만 아베담화 타협점 모색하며 9월 정상회담 추진
아베, 정상회담 성사되면 지지율 만회 카드로 사용할 수도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서로 으르렁대면서도 9월 정상회담과 연결된 각자의 국정 목표를 위해 물밑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일본 방위백서 공개 이후 중국과 일본은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건설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그 와중에 일본은 22일 돌연 중국이 새롭게 건설한 가스전 관련 12개 시설의 사진을 외무성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교도통신 등은 사진 공개가 중국의 가스전 관련 시설이 군사용도로 쓰일 수 있음을 견제하는 한편 중국 위협을 강조함으로써 집단 자위권 법안의 당위성을 역설하려는 국내 정치용 포석으로 해석했다.
즉, 이 문제로 중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킬 생각은 없다는 분석이다.
정작 중일 사이에 주목되는 움직임은 8월 초중순 발표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와 9월 중일 정상회담을 둘러싼 양국의 물밑 조율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23일자 마이니치 신문의 보도는 흥미롭다.
중국이 아베의 방중 및 정상회담 조건으로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 ▲국교정상화 당시의 중일공동성명(1972년), 중일 평화우호조약(1978년) 등 이른바 4대 정치문서를 준수할 것 ▲무라야마(村山) 담화(1995년 전후 50주년 담화)의 정신을 계승할 것 등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거창해 보이지만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9월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엿보인다.
야스쿠니 문제는 이미 최근 2차례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타협점을 찾은 바 있고, 무라야마 담화 건은 '정신을 계승하라'는 포괄적인 요구를 통해 '사죄'와 같은 구체적 문구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중일이 아베 외교책사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의 최근 방중 등을 통해 '폭탄'으로 여겨져온 아베 담화를 우회해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대 주변국 외교가 최대 약점인 아베 총리로서는 9월말 자민당 총재선거 직전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 그것을 중요한 외교 성과로 포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집단 자위권 법안 강행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는 카드로 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입장에서도 9월 미국 방문을 앞두고 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미국의 견제를 피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간 파트너십을 부각시키길 희망할 시 주석으로서도 중일 정상회담은 성사시켜야할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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