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관용의 근대유럽, 그리고 덫에 걸린 현대유럽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22 11: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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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유럽은 어떻게 관용사회가 되었나'·'덫에 걸린 유럽'

갈등과 관용의 근대유럽, 그리고 덫에 걸린 현대유럽

신간 '유럽은 어떻게 관용사회가 되었나'·'덫에 걸린 유럽'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최근 그리스 사태로 유럽연합(EU)이라는 큰 틀에 묶여 있던 유럽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럽 사람들 간 증오심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유럽은 어떻게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고 왜 위기에 빠지게 됐을까.

이 근본적 의문에 푸는데 실마리를 제공하는 책 2권이 출간됐다.

'유럽은 어떻게 관용사회가 되었나'(벤자민 J.카플란 지음. 김응종 옮김)는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박해와 불관용을 자행했던 근대유럽의 역사를 다룬다.

1553년 10월 27일 스위스 제네바 샹펠 광장에서 스페인 의사 미카엘 세르베투스를 이단이라는 이유로 화형에 처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사실 사촌들 사이 논쟁이라는 사소한 일에서 비롯됐다.

가톨릭 신자인 앙투안 아르네가 개신교로 개종한 사촌 기욤 트리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당시 똑똑하고 파괴적인 사상가이자 자신의 사촌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지는 세르베투스를 고발한 것이다.

이 사건은 종교개혁 이후 제네바에서 처음 이뤄진 이단 처형이었으며 전 유럽에 종교적 관용이라는 주제에 대한 최초의 논쟁을 촉발시켰다.

저자는 이처럼 종교개혁과 프랑스 혁명 사이에 유럽에서 전개된 종교적 관용과 갈등의 역사를 조명하면서 유럽이 신앙에 의해 얼마나 극심하게 분열됐고 이를 관용의 미덕으로 어떻게 봉합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그는 서로 지나치게 사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서로 다른 면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의 유럽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유럽은 또다시 최악의 갈등 상황에 직면했다.

근대에는 갈등의 원인이 종교였다면 지금은 정치·경제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덫에 걸린 유럽'(클라우스 오페 지음. 신해경 옮김)은 정치동맹으로 나아가지 못한 EU가 국민국가의 틀을 뛰어넘은 시장의 자기파괴적 활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결국 '이중 덫'에 걸리게 됐다고 말한다.

첫 번째 덫은 체급이 다른 참여자들을 인위적으로 묶은 EU가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시장논리에 패했고 이전의 상태로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덫은 경제통화동맹인 EU는 정치적 대리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한계를 안은 탓에 위기를 극복한 주체의 발현조차 어렵게 됐다는 현실이다.

저자는 EU의 미래를 전망하는 대신 지금의 덫을 완화할 방안을 차분히 모색한다. 이 책에서 그가 내놓은 결론은 EU를 정치화하는 것이다.

저자의 생각에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으나 서로에 대한 반목과 증오만 키워가는 현 상황을 타개할 하나의 방책으로 생각해볼 만하다.

'유럽은 어떻게…' 푸른역사. 592쪽. 3만5천원.

'덫에 걸린 유럽' 아마존의 나비. 256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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