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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20일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마이클 엘름그린(오른쪽), 잉가 드라그셋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공항으로 변모한 미술관…'천 개의 플라토 공항'전
현대미술 듀오 엘름그린&드라그셋 국내 첫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휴가철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장소 중 하나가 공항이다.
떠나고 도착하는 장소인 공항은 누구에게는 욕망과 좌절의 공간이기도, 또 다른 사람에게는 자유 아니면 역설적이게도 규제의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마다 공항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현대미술 분야에서 듀오로 활동하는 덴마크 출신 마이클 엘름그린(54), 노르웨이의 잉가 드라그셋(46)이 이러한 공항의 모습을 자신의 방식으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 재현했다.
20년간 작품활동을 함께해온 두 사람은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을 받았고 2012년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공공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23일부터 열릴 '천 개의 플라토 공항'전은 이들이 국내에서 보여주는 첫 번째 개인전이다.
두 사람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 보안검색 구역, 탑승 게이트, 수화물 수취 공간, 면세점 구역, 일등석 라운지 등 공항의 다양한 공간을 작품으로 재현해냈다.
한국을 2013년, 2014년 방문한 이들은 유리와 철로 된 플라토를 본 뒤 외관이 유리로 지어진 공항이 생각났다고 한다.
전시에 앞서 20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엘름그린은 "아티스트로서 우리는 미술관, 공항이라는 여러 개의 집을 갖고 있다"며 "두 공간의 건축 특성과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행동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공항에선 모든 행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고 행동에도 통제를 받게 된다며 이번 전시에선 "사물의 의미는 유동적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면세점은 사람에 따라 소비자의 욕망 또는 여행, 자유의 의미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그는 "플라토 미술관 인근에 공항까지 거리가 250m라는 도로표지판 비슷한 것을 세웠는데 사람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며 "예술은 이처럼 그것을 인식하지 않을 때 가장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드라그셋은 "나는 연극을 했고, 엘름그린은 시인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였는데 타협점이 현대미술이었다"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이전에 다른 공간을 개인 저택 또는 병상으로 꾸미는 전시 작업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관람객이 저마다 미술관을 방문해 다르게 느낄 수많은 사고와 작품 해석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플라토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개인 경험에 따라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며, 자유롭고 쾌적하면서도 소외감과 외로움의 감정을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1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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