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제주도 운전면허 취득 열기…올해만 900명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20 11: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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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제주도 운전면허 취득 열기…올해만 900명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올해 들어 제주도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중국인이 900명을 넘을 정도로 중국인의 한국 운전면허 취득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한국 당국의 통계를 인용, 올해 5월까지 제주도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외국인 1천93명 가운데 중국인이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지난해에 제주도에서 운전면허를 발급받은 중국인이 99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더욱 늘어난 셈이다.

5년 전인 2010년 제주도에서 운전면허를 딴 중국인은 68명에 불과했었다.

이는 한국 정부가 2011년 6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 대한 운전면허 취득 요건을 완화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습은 이론교육, 장내 기능 시험, 도로주행 시험을 모두 합쳐 13시간만 받아도 되고 비용도 중국에 비해 크게 저렴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면허증을 따려면 통상 4천위안(약 75만원) 안팎에서 베이징(北京) 등 대도시의 경우 5천400위안(약 100만원)까지 들지만, 제주도에서 면허증을 따려면 그 절반값이면 충분하다.

제주도에서 면허 시험에 응시 중인 중국인 후리(胡麗)씨는 "강사가 한국어로 강의하지만 교실에는 자막이 설치돼 중국어 번역문을 제공하기 때문에 필기시험 공부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필기시험은 중국어를 포함한 10개 언어로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자국어로 응시할 수 있다.

신문은 중국에 비해 장내 기능 시험도 간소화돼 일부 사람들은 "눈 감고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라고 묘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이 면허 취득을 위해 제주도를 찾는 추세가 늘어나는 데에는 여행사와 운전 교습 학원 등이 상업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많은 여행사가 면허취득과 관광을 합친 여행상품을 내놓고 운전 교습 학원들도 중국어 통역사를 배치하고 "합격률은 98%에 달한다"며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만난 황모(黃.여)씨는 "중국에서 면허증을 따는 돈이면 제주도에서 면허증을 따고 온 김에 관광까지 할 수 있다"면서 "'일거양득'할 수 있는데 누가 마다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신경보는 그럼에도 이같은 열풍을 둘러싸고 일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께 중국 정부가 한국 측에 "단기 체류하는 중국인에 대해 한국 정부가 면허 시험 응시를 제한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 경찰당국은 "현행 법률 규정상 응시를 제한할 규정은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한국의 한 전문가는 "한국 운전면허증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지나치게 쉬운 운전면허 시험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한국 경찰청 통계를 보면 2011년 6월 운전면허 취득 '간소화' 조치가 시행된 후 1년간 신규취득자 1만명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61.45건으로 간소화 조치 이전(79.6건)에 비해 오히려 2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업계 인사도 "각국의 운전면허 시험은 자국 상황에 맞게 설계돼 있기 때문에 외국 면허증을 취득한 뒤에 충분한 운전경험이 없다면 복잡한 국내 도로에서 사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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