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찬반 로비전 치열…대규모 광고까지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의회가 역사적인 이란 핵합의 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미 의원들을 상대로 한 찬반 로비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란 핵합의를 이끌어 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핵합의에 강력히 반대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직접 미 의회를 압박하는 것과 별개로, 양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이 의회와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로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론 더머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지난 14일 이후 미 의회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더머 대사는 이스라엘과 '코드'를 맞추는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의원들까지 접촉하면서 이번 핵합의는 결코 이란이 핵무장을 막지 못하며 따라서 '역사적 기회'가 아니라 '역사적 실수'라는 점을 집요하게 설득하고 있다.
더머 대사와 3차례나 만난 크리스 쿤(민주·델라웨어) 상원의원은 "더머 대사가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잘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정부 쪽에선 조 바이든 부통령이 지난주 2차례 의회를 방문해 집안단속에 나선 데 이어, 이번 주부터는 협상 당사자인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의회를 상대로 이란 핵합의 세일즈에 나선다,
케리 장관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이번 핵합의는 우리가 지금까지 타결한 그 어떤 핵협상보다 훨씬 더 책임감이 있는 것"이라면서 핵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곽에선 찬반 양 진영이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광고전을 통해 사실상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
미 정치권에 영향력이 막강한 친(親)이스라엘 로비단체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최근 이란 핵합의 반대 캠페인을 위해 '핵없는 이란을 위한 시민들'(CNFI)을 결성했다.
CNFI는 이미 TV와 인터넷 공간에서 이란 핵합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대규모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이 단체의 대변인인 패트릭 도턴은 "이란 핵 합의의 위험을 알리는 게 유일한 목적"이라면서 "(찬성파인)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핵합의가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지역 내 핵무기 경쟁만 부추길 것이라는 점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미이란계미국인협의회'(NIAC)는 지난주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내고 "전쟁 대신 평화를 원하는 수천만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사장시킬 수는 없다"며 이란 핵합의에 대한 미 의회의 지지 및 승인을 압박했다.
또 '전쟁 없는 승리'(Win Without War)를 비롯한 미국 내 10여 개의 진보단체는 "공화당이 이란 핵합의를 반대함으로써 사실상 우리를 전쟁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온라인에서 이란 핵합의 지지 청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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