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치지 못한 담배의 유혹…'작심 6개월'서 멈춘 금연열풍
가격 인상 충격 무뎌지며 담배 판매량 회복세, 금연클리닉 등록자도 급감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연초 그 많던 금연 결심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20년 가까이 담배를 피워온 애연가 김모씨(45·청주시)씨는 올해 초 담배를 끊기로 큰 맘을 먹고 보건소 금연 클리닉에 등록했다.
올들어 담뱃값이 큰 폭으로 오른데다 흡연구역 규제가 심해지면서 마음 놓고 담배 피울 곳도 줄어들자 굳은 결심을 한 것이다.
하지만 잦은 술자리와 주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금연 선언 2개월만에 다시 담배에 손을 댔다.
김씨는 "나름대로 굳게 결심했지만 금연이란 게 마음처럼 쉽지 않더라"며 "처음에는 비싸 보였던 담뱃값도 이제는 무덤덤해졌다"고 전했다.
김씨처럼 올해 초 정부의 담뱃값 인상 조치와 함께 흡연자들 사이에 몰아쳤던 금연 열풍이 어느새 시들해지고 있다.
19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청주 관내에서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지방세(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는 81억2천100만원에 이른다.
이는 금연 열풍이 불었던 지난 1∼2월두 달간의 세수입을 합친 30억5천만원보다 2.6배나 많은 금액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연초 전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담배 관련 지방세 수입이 3월 들어 조금씩 전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며 "담배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것이고, 금연했던 흡연자들이 다시 담배를 핀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일선 보건소에서도 읽을 수 있다.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은 6개월간 9차례 이상 상담서비스와 금연용 패치·사탕·껌 등을 지원,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에게 '구원의 손길'로 여겨지면서 올해 초 북새통을 이뤘다.
청주 상당보건소의 경우 1월 한 달에만 345명이 금연클리닉에 등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67명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많은 숫자였다.
하지만 요즘은 금연 인파로 북적거리던 것이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금연 결심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게 금연클리닉 관계자의 전언이다.
청주지역 4개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신규 등록자 수도 1월 1천338명, 2월 708명, 3월 776명, 4월 524명, 5월 386명, 6월 325명으로 매달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가 금연을 유도하겠다는 명분으로 담뱃값을 대폭 인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담뱃값 인상' 문전성시 금연클리닉 인기 점차 '시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금연에 대한 열정은 사라지고 후회만 남았다."
지난 1월부터 단행된 정부의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금연 광풍이 불었다. 이 때문에 각 시군구에 설치된 전국의 금연클리닉은 매일 문전성시를 이룰 만큼 흡연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6개월이 지난 뒤 흡연자들이 담뱃값에 적응한 탓인지 최근 금연클리닉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청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45)씨는 올해 담뱃값 인상으로 여론이 들끓자 금연에 성공하리라 다짐하며 지역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등록했다.
김씨의 금연도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2번째였다.
굳은 의지로 올해는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지만, 사회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담배만 한 약이 없었다.
결국, 2번째 도전은 불과 3개월 만에 실패로 끝났다.
김씨는 "올해는 의지를 갖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성공하려고 했는데 결국 또 실패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씨처럼 각 시군구 보건소에 설치된 금연클리닉은 금연자들에게 있어 한 번쯤은 들리는 성지순례 코스 같은 곳이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6개월간 9회 이상의 상담서비스와 금연용 패치, 사탕, 껌 등을 지원해주는 금연클리닉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금연에 성공하면 기념품도 주니 흡연자들의 금연의지를 북돋아 주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청주 상당구 보건소는 1월에만 345명이 몰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 67명에 비해 6배 이상 급증했다.
군부대 내에서도 자체 금연클리닉을 만들어 운영하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메뚜기도 한철이던가.
최근 가격에 적응한 흡연자들이 다시 담배에 손을 대면서 광풍처럼 일던 금연클리닉의 인기는 점차 사그라지고 있다.
18일 청주지역 4개 보건소에 따르면 금연클리닉 신규 등록자 숫자는 1월 1천338명, 2월 708명, 3월 776명, 4월 524명, 5월 386명, 6월 325명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정부가 금연 유도를 명분으로 담뱃값을 큰 폭으로 인상했지만 세수 확보 효과만 거뒀을뿐 금연과 관련해서는 시간이 갈수록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금연열풍이 불면서 지난 1월에는 금연클리닉에 하루에 10명 이상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하루에 2∼3명 정도 방문해 문의만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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