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흘리는 보통국가 NO' 日교토대 집단자위권 반대 큰반향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8 10: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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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흘리는 보통국가보다 지식 낳는 특수국가에 살고싶다"
교토대 교수·학생들, 집단자위권법안 반대하며 평화헌법 호소 성명
△ 교토대 교정(교도.연합뉴스.자료사진)

'피흘리는 보통국가 NO' 日교토대 집단자위권 반대 큰반향

"피흘리는 보통국가보다 지식 낳는 특수국가에 살고싶다"

교토대 교수·학생들, 집단자위권법안 반대하며 평화헌법 호소 성명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피를 흘리는 것을 공헌으로 생각하는 보통국가보다는 지식을 낳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특수국가에 살고 싶다."

일본 간사이(關西) 지역 최고 명문대학인 교토(京都)대 교수와 학생들이 만든 '자유와 평화를 위한 교토대 유지(有志·뜻있는 사람들) 모임'이 최근 발표한 성명서의 일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집단 자위권 용인 등을 통해 실현하려는 '보통국가화'에 반대하며 평화헌법을 지키자는 호소를 담은 이 성명이 인터넷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성명은 시 구절 같은 단문을 나열해 일반적인 서술체 성명보다 더 큰 울림을 던진다.

"전쟁은 방어를 명목으로 시작된다./ 전쟁은 무기 산업에 부(富)를 가져다 준다./ 전쟁은 즉시 제어되지 않는다./ 전쟁은 시작보다 끝내는 것이 어렵다" 등 '전쟁'을 주어로 첫머리를 시작한다.

이어 "정신은 조작의 대상물이 아니다./ 생명은 누군가의 장기 말이 아니다"면서 "피를 흘리는 것을 공헌으로 생각하는 보통국가보다는 지식을 낳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특수국가에 살고 싶다"고 외친다.

이에 연결해 성명은 "학문은 전쟁의 무기가 아니다./ 학문은 장사의 도구가 아니다. /학문은 권력의 하인이 아니다" 등 '학문'을 주어로 지식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낸다.

마지막 부분에서 성명은 "삶의 터전과 생각할 자유를 지키고 만들기 위해, 우리들은 먼저 우쭐대는 권력에 쐐기를 박지 않으면 안 된다"고 '돌직구'를 던진다.

'안보', '집단 자위권', '반대' 등 다른 성명에 등장하는 '키워드'를 쓰지 않고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이 성명은 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 소속 후지하라 다쓰시(藤原辰史) 준교수가 15분만에 초안을 만들었다.

페이스북에 게재된 지 2주 사이에 1만 7천 명이 '좋아요'를 클릭했다.

아베 정권의 집단 자위권 법안 강행 처리에 경종을 울리는 대학은 교토대만이 아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대 고마바(駒場)캠퍼스(도쿄 메구로구)에서는 지난 10일 밤 재학생과 졸업생 등 약 3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단 자위권 법안에 대한 항의 집회가 열렸고 시마네(島根)대학 전현직 교수들은 최근 집단 자위권 법안의 폐기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냈다.

또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학에서는 지난 6일 교수들이 "일본이 다시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길을 여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이를 도쿄의 시로가네(白金) 캠퍼스와 요코하마(橫浜) 캠퍼스에 게시했다. 이를 계기로 학내에서는 자유 토론 형식의 '성명을 말하는 모임'이 점심시간에 열리고 있다.

집단 자위권은 제3국이 공격당한 경우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다.

아베 정권은 작년 7월1일 자로 종래의 헌법 해석을 변경,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한데 이어 야당과 여론의 거센 반대 속에 지난 16일 관련 법안을 중의원 본회의에서 강행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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